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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요양원, 코로나 관련 지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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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왜냐면] 정재흠

서울시립중계노인전문요양원장

최근 코로나 피시아르(PCR) 검사 결과 확진자가 발생되었다. 요양원은 1주일에 2회 코로나 검사를 하며 지난 12월 말까지는 매일 신속항원키트 검사도 했다. 시군구 및 보건소에 보고하고 확진자가 다녀간 유닛(생활실 1개 마을)은 보건소 지시에 따라 코호트 격리했다.

요양원 내 모든 유닛 입구는 방화문을 닫거나 차단벽으로 막았다. 타 유닛으로의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모든 근무자는 본인 근무지 외 타 구역으로 이동할 수 없도록 했으며, 확진 구역 근무자는 방호복 5종 세트(페이스실드, KF94 마스크, 장갑, 덧신, 레벨D 방호복)를 착용하고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며 식사 보조나 기저귀 교체 등의 케어를 했다. 창문을 열고 수시로 환기해야 하는데, 겨울철이라서 짧은 시간 자주 환기하는 편이다. 오염 구역 내에서는 방호복이나 마스크를 벗을 수 없고 물도 마실 수 없다. 화장실도 오염 구역 밖에서 이용해야 하며 식사는 오염 구역 외부의 휴게공간에서 해야 한다.

확진자 발생 당일 전 직원과 어르신까지 470명을 대상으로 피시아르 검사를 실시했으며 다음날 어르신 한분이 확진되었다. 그 어르신은 신속히 격리실로 이동했고 전담 근무조를 투입했다. 이와 함께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이송 요청했다. 확진자 발생 시 가장 좋은 방법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전담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병상 배정을 빨리 받아서 밀접 접촉자는 당일, 확진자는 하루를 대기한 뒤에 이송되었다. 주 3회 피시아르 검사를 실시하였고 요양원 내에서는 추가적인 확진자가 발생되지 않아서 10일 뒤 코호트 격리는 해제되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은 시립요양원이다. 어르신의 75%가 80살 이상이며 치매, 고혈압, 당뇨, 중풍 등의 노인성 질환이 있어 코로나 확진 시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청의 지난 19일 기준 확진자 연령별 현황을 살펴보면 80살 이상 어르신의 치명률이 14.45%에 이르고 있어서 요양원으로서는 정말 우려되는 부분이다.

요양원의 어르신을 코로나19로부터 더욱 철저히 보호하려면 다음과 같은 선행조건들이 필요하다. 첫째, 확진자 발생 시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신속히 격리한 뒤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이송을 해야 한다. 이 경우 확진자를 격리하기 위해 완전히 분리된 별도의 격리실이 마련되어야 한다. 분리된 격리실을 갖출 수 없는 경우 최대한 빨리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이송해야 한다. 둘째, 확진자를 전담으로 케어하는 간호 및 요양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 내 외부 인력 충원은 어려우므로 기존의 인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한 실비 인건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확진자 발생 시 해당 유닛뿐만 아니라 같은 층의 타 유닛도 방호용품을 착용해야 하므로 많은 양의 방호용품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배송이 늦고 그 수량도 부족하다. 확진자 발생 시 우선 시설에서 구입해서 사용하고 추후 실비 보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우리 요양원은 지난해 7월 확진자 발생 시 인건비와 방호용품 구입에 많은 경비가 지출되었으나 아직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넷째, 각 유닛 출입구에 차단벽을 설치하여 타 유닛으로의 감염을 방지할 수 있도록 신속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다섯째,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입소 현원 감소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손실보상이 필요하다. 신규 입소는 코로나19 방역규칙에 의해 많은 제한을 받고 있으며 확진자가 발생하면 입소 인원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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