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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백신 못믿어"…접종 거부해 '심장 이식수술' 못받은 美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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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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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의 한 병원이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을 거부한 환자를 심장 이식수술 대상에서 제외했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31세 환자 DJ 퍼거슨은 보스턴 브리검 위민스 병원에서 심장 이식수술 우선순위를 부여받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이 자격을 박탈당했다.

퍼거슨의 아버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아들의 기본적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며, 아들은 백신을 믿지 않는다"며 "병원은 자신들의 정책을 따르지 않는다며 아들을 심장 이식수술 대상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정해진 원칙을 따랐을 뿐이라고 밝혔다. 브리검 위민스 병원은 성명을 통해 "이식수술에 사용할 수 있는 장기가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 확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은 성공적인 수술과 이식 후 환자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여러 백신 및 생활 습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른 보건 전문가들도 병원의 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식수술 후 면역 체계가 극도로 약해지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등 예방 접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의 아서 캐플런 박사는 "장기 이식 후에는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코로나는 물론 독감이나 감기로 사망할 수도 있다"며 "장기는 매우 희소하다. 이식수술 후 생존 가능성이 높은 백신 접종자가 아닌 생존율이 낮은 미접종자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백신을 거부해 이 병원에서 이식수술을 받을 방법이 없게 되자 퍼거슨의 가족은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퍼거슨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사망할 확률도 있어 고심 중이다. 그의 아버지는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내 아들이 정말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들의 성실함과 원칙을 믿고 있기 때문에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됐다"며 "내 아들의 몸이고, 이건 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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