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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긴축공포보다 컸다…뉴욕증시 널뛰게한 '불황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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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돈의 자산시장 ◆

최근 뉴욕증시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것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전략매니징디렉터는 투자자 메모에서 "1980년대 이래 인플레이션 압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성장에 쇼크를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나스닥지수가 급락한 주된 원인으로는 오는 3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등 긴축 기조가 지목됐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부터 예고된 리스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을 비롯한 뉴욕증시가 조정에 들어간 것은 하반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5일에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전날 5%에 달하는 하락세에서 상승 반전한 나스닥지수는 이날 장중 3% 이상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0.5%대로 줄였다. 그러나 다시 장 마감을 한 시간 앞두고 하락하기 시작해 전일보다 315.83포인트(2.28%) 떨어진 1만3539.29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다가 각각 전일 대비 0.19%, 1.22% 하락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올해 미국 경제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콘퍼런스보드가 밝힌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3.8로 전월(115.2)보다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를 예고하는 지표들이 발표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내 4회 정도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준 안팎의 컨센서스다. 하지만 이렇게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다 보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해진다는 분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장 부아뱅 블랙록 투자전략가는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둘 다 안정시킬 수는 없다"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따른 성장률 희생을 고려하면 중앙은행이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은 감내하고 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기 둔화가 침체 수준에 이를지, 소프트패치(경기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인 경기 후퇴) 수준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이는 전적으로 인플레이션 수위와 연준의 대응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인 저스틴 류 변호사는 매일경제 유튜브 채널인 자이앤트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고 주식을 비롯한 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연준이 다시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고, 투자자는 이런 타이밍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튜브 채널 '자이앤트 TV'에서 저스틴 류 변호사의 인터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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