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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정치교체' 내세운 이재명 “3040 장관 등용, 통합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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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혁신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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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여의도에 갇힌 기득권 정치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정치교체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통합정부 구성, 30·40대 장관 기용, 네거티브 공세 중단을 밝혔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정치교체 프레임으로 대응해 지지율 정체 국면을 돌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86그룹 용퇴 등 당 쇄신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인적 쇄신을 두고 당내 파열음이 나오면서 이 후보의 정치교체 선언이 얼마나 힘을 받을지는 미지수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유능한 정치는 어느새 대결과 분열, 혐오와 차별을 동원해서라도 상대를 굴복하게 만드는 자신들만의 여의도 정치에 갇혀버렸다”며 “여의도 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현 정치를 “국민의 삶을 뒷전으로 물려놓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견고한 기득권 카르텔”이라고 규정하면서 “이제 정치교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념과 진영을 버리고 국민 최우선의 실용정책, 국민과 함께 결정하고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내각, 통합정부를 만들겠다”며 “정파, 연령 상관없이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인재라면 넓게 등용해 완전히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눠먹기식 회전문 인사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이재명의 국민 내각은 책상머리 보고서 리더십이 아닌 현장형 해결 리더십으로 일대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젊은 국민 내각을 구성하겠다”며 ”30·40대 장관을 적극 등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 영역, 미래·환경 영역, 에너지 관련 영역에는 젊은 과학 인재들이 맡기 적절하다. 인공지능(AI)이나 디지털 영역도 당연히 그런 부분에 속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 내각의 구체적 구성 방안에 대해선 “(국무)총리에 대해 국민과 국회의 추천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실망감을 넘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면목이 없다”면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 이재명은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며 “네거티브를 확실히 중단하고 오로지 민생, 미래, 국민들의 삶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 야당도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정치교체’ 선언은 기득권화된 여의도 정치를 깨트리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30% 중후반대에 갇힌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 최측근 그룹 ‘7인회’ 의원들의 백의종군, 송영길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 등 당 쇄신 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시도로도 보인다. 측근 세력의 임명직 포기 선언과 당내 주류 세력인 ‘86세대 용퇴론’에 이어 이념과 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정부 구성 구상을 제시하면서 쇄신의 지평을 더욱 넓혀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86그룹 용퇴 등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의 변화는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특정인들의 정치 은퇴는 제가 감히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국민·당원 의견을 모아서 내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동학 청년최고위원·권지웅 청년선대위원장 등 원외 인사들이 인적쇄신 요구 등 정풍운동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들은 27일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원외 인사들의 회견 이후 일부 초선의원의 동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선인 이탄희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586내부에서 586용퇴론이 시작된 것은 분명히 평가할 일”이라며 “바로 지금이 우리 모두가 함께 몸부림 칠 때”라고 적었다. 이동학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586의 용단을 요구한다”며 “시대적 과제해결과 당장의 위기에 대응할 정치체계 구축을 완료하지 못한다면 모두 집에 가실 각오를 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쇄신 움직임이 정풍운동 수준으로 발전하기 못한 채 미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강하다. 당장 86용퇴론을 제기한 재선의 김종민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장에 대해 “86용퇴론이라기보다는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우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SNS에 “이런 걸 요설이라 한다”며 “2030청년들의 저항은 행동하지 않는 말의 정치에 대한 퇴장명령이다”고 말했다.

인적쇄신 대상이 된 86그룹 의원들은 내심 불만에 싸인 모습이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86그룹의 용퇴는 의원 개개인이 결단해야할 문제”라며 “누군가의 압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쇄신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동일 지역구 4선 연임 금지 제도화에 대해 “선수와 나이가 많다고 기득권 세력인 것은 아니다”며 “실제 얼마나 정치활동을 유능하게 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 인사는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으니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86그룹 용퇴론이 나온 것”이라며 “선거 전략의 부재를 86그룹의 책임으로 모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곽희양·윤승민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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