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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아주 돋보기] 이스라엘·영국 방역패스 폐지, 한국은 강화…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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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훑고 지나간 국가들서 방역패스 '폐지' 수순

한국은 3월부터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 시행하며 오히려 '강화'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과 있어 접종 독려 위해 방역패스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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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백화점ㆍ마트 등 방역패스 해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전파 위험이 적은 백화점ㆍ마트 등 6개 시설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18일부터 해제한다. 사진은 17일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QR코드 또는 안심콜 체크인으로 출입명부를 작성하는 시민들. 2022.1.17 mjkang@yna.co.kr/2022-01-17 14:30:08/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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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첫 1만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이 시행한 거리두기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방역패스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정점을 찍자 방역패스 효용성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강도 방역지침을 고수해온 이스라엘마저 방역패스 폐지 카드를 만지고 있는 상황. 방역패스 폐지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1만3012명을 기록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긴 것은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처음이다. 또 종전 최다 확진자 수를 기록한 전날(8571명)보다도 무려 4441명이 더 많다. 일각에선 머지않아 하루 확진자가 최대 4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한 방역 패스가 더이상 효과적이지 않단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배 이상 강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돌파 감염이나 재감염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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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서울 마트·백화점 방역패스 효력 정지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법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효력을 일부 정지했다. 서울 내의 3천㎡ 이상 상점·마트·백화점에 적용한 방역패스 조치의 효력 정지 결정이 나온 14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방역패스 확인절차를 거치고 있다. 2022.1.14 utzza@yna.co.kr/2022-01-14 17:18:01/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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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부스터샷(3차접종)을 시작해 고강도 방역 조치를 고집했던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자들에게 발급하는 방역패스인 '그린 패스(Green Pass)' 제도 폐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그린 패스로 방역 고삐를 단단히 죄어왔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확진자가 가파르게 오르자 백신 접종 여부를 공공장소 출입 허용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의미가 없단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이스라엘 보건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자문위원회 소속 랜 밸리서 교수는 공영방송 칸(KAN)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그린 패스는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만들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 상황에선 그렇지 못해 효과적이지 않다"며 새로운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가 훑고 지나간 영국과 아일랜드도 방역 수칙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시곗바늘을 변이 유행 이전으로 되돌리고 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실내 마스크 착용, 대형 행사장 백신 패스 사용 등을 담은 플랜B를 이번 주부터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강할지라도 중증·치명률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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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오미크론 영향으로 13,012명 기록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오미크론 확산으로 팬데믹 이후 최다인 13,012명이 신규 확진자로 발표된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 전광판에 신규 확진 숫자가 표시돼 있다. 2022.1.26 hkmpooh@yna.co.kr/2022-01-26 11:52:18/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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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치명률은 0.16%다. 델타 변이 감염자의 치명률(0.8%)과 비교했을 때 5분의1 수준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0.1%)와 비교해도 다소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또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높아진 점과 통제 위주의 방역 정책이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점도 방역 체계 완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도 기존 식당과 술집에 적용했던 오후 8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중단하고 방역패스 제도도 없애기로 했다.

오미크론을 경험했던 국가들이 속속 방역패스 폐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방역패스 강화로 운전대를 돌리고 있다. 오는 3월 1일부턴 청소년 방역패스도 시행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폭증세가 한풀 꺾인 이스라엘·영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점유율이 이제 막 50%를 넘어 불확실성이 크단 입장이다. 예를 들어 오미크론 확산세가 본격화하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얼마나 발생할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단 의미다.

또 백신이 오미크론의 감염과 중증 예방에 효과를 보이는 만큼 백신 접종 독려를 위해서라도 방역패스를 고수할 수밖엔 없단 입장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백신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고, 해외 각국에서도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중증화율은 낮지만 높은 전파력으로 단기간에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면 사회 전반의 방역과 의료대응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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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veryh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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