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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엉터리 '서울페이+'앱 내놓은 서울시에 시민 불만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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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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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그동안 비플제로페이 등 23개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되던 서울사랑상품권 구매·결제를 현재 임의로 4개 앱에서만 가능토록 제한하고, 시스템 안정화조차 해놓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26일 정오 기준 서울페이+의 애플 앱스토어 평점은 5점 만점에 1.8점을 기록했다. 시민들은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느린 앱 실행 속도 ▲가입 인증시 발생하는 버그 등을 앱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서울페이+앱 이용자들이 선정한 가장 도움이 되는 리뷰는 "잘 쓰던 제로페이 버리고 서울페이 새로 만들어 뭐에다 쓰려고 세금은 세금대로 쓰고 사람들 번거롭게 하는지"라며 "내 개인정보를 무슨 권리로 이리저리 돌리는 건지도 이해 안 되고, 오픈뱅킹은 뭔 이유로 필수조건으로 넣은 것이냐?"고 따져 묻는 내용의 글이었다.

시는 제로페이만 사용하는 경우 기존 앱을 그대로 쓰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으나 서울사랑상품권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서울페이+앱을 설치해야 한다. 시는 서울페이+앱 개발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운영 등에 투입되던 세금이 연간 약 80억원 정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상품권 발행 수수료를 종전 발행 총액의 1.1%에서 0.6%로 낮췄기 때문이다.

강동구 주민 A씨는 "더 좋은 시스템과 직관적인 앱을 만들어냈어도 짜증 났을 텐데 무슨 신분증 촬영도 제대로 안 되고, 겨우 인식시켰더니 계속 오류"라며 "시장 바뀌고 서울 참 잘 돌아간다. 거지 같아서 빗살머니나 써야겠다"고 일갈했다.

앞서 시는 지난 21일 서울페이+앱 출시를 발표하며 서울사랑상품권 구매와 결제를 서울페이플러스로 통합, 하나의 앱에서 체계화된 시스템 운영과 회원 관리로 편의를 높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상품권 결제·구매 앱의 서비스가 나아지기는커녕 후퇴했다는 시민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민 B씨는 "서울페이+앱의 서버가 얼마나 개판인지 속도도 느리고 가입하는 데만 11시간 걸렸다. 서울시는 제로페이를 강제로 없애고 돈을 얼마나 슈킹(횡령을 의미하는 은어)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별주기 싫은데 최하가 1개라 어쩔 수 없이 준다"는 혹평을 올려 사람들로부터 두번째로 많은 지지를 얻었다.

신분증 인증 에러로 설치를 관뒀다는 C씨는 "상품권을 구입하려면 신분증 인증을 해야 하는데 사진 찍어놓고도 인식 에러만 계속 반복된다"며 "사진촬영 대신 직접 번호 입력하려고 했는데 키보드 입력도 안 된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서울페이+를 '정말 한심한 앱'이라고 평한 D씨는 "고객정보 등록에서 면허증 번호 쓰라는데 숫자가 아예 안 눌린다. 이거 만들면서 테스트는 해봤냐"면서 "신한에 개인정보 빼 줄 목적으로 만든건가. 오세훈 시장의 박원순 전 시장 치적 지우기인가… 별 생각이 다 든다. 왜 잘 만들어진 비플제로페이 두고 이걸 쓰라고 해 사람 열받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외에 "메뉴 누르고 5초 이상 걸린다. 앱 자체가 무거워 반응속도가 느리고 로딩만 하루종일이다", "주민등록번호 전체 요구에 직장주소, 집주소, 심지어 신분증 촬영까지 무심코 모두 수락 누르면 신한에 개인정보 전부 넘기는 '개인정보 스틸앱'이다"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년에 지역사랑상품권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생기면서 상품권 판매 대행업 자격요건이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업자로 바뀌어 신한컨소시엄이 업무를 대행하게 됐다"며 "금융실명법(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해 개인정보 인증 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앱이 버벅인다는 지적에 시 관계자는 "현재 서버에서는 실시간으로 처리가 잘 되고 있다. 상품권 결제 구매가 5초 이내로 가능하다"며 "앱 실행 속도가 느린 건 핸드폰 성능 문제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만난 시민들도 서울페이+앱을 엉터리로 만들어 내놓은 서울시의 헛다리 행정에 울화통을 터뜨렸다.

전날(25일) 서울페이+앱을 설치하려다 실패한 영등포구 주민 김모 씨는 "오전 10시부터 시도해서 저녁 9시30분 넘어서까지 헤매다가 정말 힘들게 서울사랑상품권을 샀다"며 "무슨 상담원이랑 화상으로 인증하래서 하고 다 했는데 화면이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아 결국 원스토어에서 머니트리 앱 깔아서 성공했다. 옛날에 산 상품권 잔액이 서울페이+로 넘어간다는데 그 앱은 설치조차 안 돼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달 기준 서울사랑상품권 구매가 가능한 앱은 서울페이+, 티머니페이, 신한 쏠, 머니트리 총 4개다. 시는 지난 21일 기존 결제앱의 상품권 잔액을 내달 중 서울페이+앱으로 이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주부 조모 씨는 "나이 든 사람들이 이제 겨우 제로페이 알만 하니까 왜 또 새로 만들어 혼돈을 주냐"며 "모처럼 구정 때 제로페이 좀 쓰려고 했더니 이것도 저것도 못하게 아주 X을 싸놓고 있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조 씨는 "어차피 10% 할인받아 50만원어치 상품권 사도 공돈 생겼다는 기분에 항상 계획보다 많은 지출을 하곤 했는데 이참에 서울페이고 제로페이고 다 때려치우고 돈이나 아껴야겠다"고 말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이 완판된 상태냐고 묻자 시 관계자는 "아직 잔액이 남은 자치구도 있지만 인기가 많은 강남, 서초, 송파구는 거의 다 팔렸을 것"이라며 "26일 기준 서울페이+앱의 다운로드 건수는 총 28만건으로 전체 금융앱 중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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