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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문제'에 뒤로 빠진 독일…내부서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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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높이면서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해 독일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온다. 독일은 영국이 빠진 유럽연합(EU)에서 중심축이 돼야 하지만 러시아와 얽힌 게 있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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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각료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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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안보 보좌로 오래 일한 크리스토프 휴스겐 뮌헨안보컨퍼런스 차기 의장은 "사람들은 독일이 세계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크림 병합 당시와 (현 상황이) 비슷하다"면서 "러시아가 다시 침공할 위험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미디어도, 군도, 현실적이지 않은 러시아의 요구까지 모든 게 갖춰져 있다"며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스겐은 "우리는 매우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며 유럽의 단합된 대응을 강조하고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이 준비돼 있다고 한 그 단계를 실제로 밟을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정확하게 알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이 현재 우크라 위기 상황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다.

라이너 슈발베 전 모스크바 주재 독일대사관 관료는 다른 각도로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독일은 유럽과 미국 사이의 접점이 될 수 있다"며 "독일과 러시아의 관계는 안정적이다. 양국은 경제교역, 문화와 과학기술 교류 등 협력을 심화시켜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긴장 완화의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하루 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쥐드도이체자이퉁(SDZ)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서방에 미칠 영향을 경계해야 한다"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강한 군사적·경제적 대응이 주문되는 때 반대되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는 특히 노드스트림2에 제재 가능성과 관련해 손해를 감수할 수 있겠냔 질문에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현명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답했다.

독일 정부는 여전히 러시아발 천연가스 송유관 사업 노드스트림2를 중단하겠다는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면 가스관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만 입장을 냈다.

독일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조치와는 달리 우크라이나 주재 독일대사관 직원에 대해 철수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대사관 직원가족의 철수 명령은 내리지 않지만, 정부는 직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귀국을 원하면 관련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 위기 상황에서 독일이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유럽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독일은 EU 내 가장 큰 경제대국이자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로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앞서 AP통신과 영국 더타임즈 등은 유럽 국가들이 결정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느냐 아니냐로 의견이 갈렸다. 이 때문에 나토의 위기대응 시스템을 작동하는 것에 반대했고, 작동에 대한 합의는 11월 30일에야 이뤄졌다.

앞서 2014년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이 축출되고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섰을 때 메르켈 총리는 직접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여러번 대화하며 긴장 완화에 나섰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 동부 친러 반정부 세력을 자극해 군사작전을 일으켜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러시아는 서방에 나토가 동쪽 전진을 하지 말 것을 담은 문서를 요구하고 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이 통일 독일을 승인하면서, 서방으로부터 받은 구두 상의 약속을 문서로 만들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EU와 나토 가입을 시도해 러시아를 자극했다.

유럽은 푸틴이 그 동안 EU의 27개 회원국과 미국, 나토 21개국을 분열시키고 안보 문제를 제기해 나토의 존립을 흔들려 한다고 여긴다. 조셉 보렐 EU 외교수장은 지난주 "미국 쪽 연합군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그들은 실패했고, 러시아는 우리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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