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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비행기 떨어지는데 셀카봉을? 美 유튜버, 고의 추락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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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튜버 트레버 제이컵이 고장난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후 셀카봉을 꺼내 든 모습./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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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올림픽 선수 출신 인기 유튜버가 조회수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자신이 몰던 경비행기를 고의 추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당국은 사고 조사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각)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교통안전국(NTSB)은 올림픽 스노보드 선수 출신 유튜버 트레버 제이컵이 몰던 경비행기가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에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이컵은 지난달 24일 유튜브에 ‘내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제이컵이 캘리포니아 상공으로 경비행기를 몰고 갔다가 비행기가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에 추락하는 장면이 담겼다.

비행기에 부착된 액션캠은 제이컵이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모습과 비행기가 추락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잡아냈다. 제이컵이 탈출할 때 비행기는 이미 동력을 상실한 듯 보였다.

제이컵은 낙하산 가방을 메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렸고, 곧 낙하산을 펴고 내려와 덤불 속에 무사히 착지했다. 비행기는 제이컵이 뛰어내린 뒤 하강하다 숲에 추락했다.

제이컵은 비행기를 탈출해 낙하산을 펴기 전부터 셀카봉으로 자신과 추락 중인 비행기를 촬영했고, 착지하는 순간에도 이를 놓지 않았다.

그는 비행기 추락지점으로 걸어가면서 “죽을 뻔했다”며 “이래서 나는 늘 낙하산을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후 우연히 만난 농부가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동영상은 14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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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트레버 제이컵이 고장난 비행기에서 낙하산 가방을 메고 탈출하는 모습./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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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네티즌들은 제이컵이 낡고 녹슨 비행기를 구입한 이유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상을 보면 추락한 비행기 조종석에는 알루미늄 덕트 테이프가 붙어 있고 동체 겉면에도 녹이 슬어 있다. 급기야 비행기를 고의 추락시켰을지 모른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영상에서 제이컵은 “산 위를 비행하던 중 엔진이 고장났다”고 말했으나 영상을 본 항공 정비 전문가들은 제이컵이 탄 비행기가 이미 수리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제이컵은 해당 동영상의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이에 온라인상에선 영상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가열됐다. 제이컵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제이컵은 추락 사고 며칠 뒤 공항을 찾아 사고 사실을 전했고, 비행기 사고처리 규정에 따라 FAA에 추락 사실이 신고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사고 며칠 뒤 그는 헬리콥터를 타고 추락 지점으로 돌아가 사고기의 잔해를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NTSB 관계자는 사고일로부터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사고기가 추락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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