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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보안 '끝판왕' 구글 앱플레이어가 나왔다···폰게임 PC에서 즐기는 법 [잇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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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버전 출시

모바일 게임 윈도 PC 버전으로 지원

해킹 취약한 기존 제품보다 보안 强

끊김 없는 플레이로 최적화도 양호

타이틀 부족 아쉬움, 추후 추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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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싶은데 휴대폰 스펙 대비 높은 사양 또는 발열 현상이 부담스러워서, 혹은 게임 중 다른 앱 사용이 막혀 일상에 지장을 줄까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게임 마니아들은 앱 플레이어를 찾는다. 앱 플레이어는 스마트폰 앱을 PC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컴퓨터에서 일종의 가상 스마트폰 환경을 만들어 앱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시야를 꽉 채우는 컴퓨터 모니터 속에서 마우스, 키보드를 활용해 게임을 더 생동감있게 즐길 수 있는 건 덤이다.

최근 구글이 직접 개발한 앱 플레이어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선보이며 업계 판도가 흔들릴 전망이다. 각종 정보기술(IT) 커뮤니티에서는 벌써부터 구글 앱 플레이어에 대한 기대감에 “갈아타겠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모바일 게임의 PC화 수요로 다양한 앱 플레이어가 출시돼 왔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 아쉬운 소리는 끊임 없이 나왔다. 게임 플레이 중 지연, 튕김 현상이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프로그램이어서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중국 개발사에서 만든 한 유명 앱 플레이어가 보안이 뚫려 일부 이용자들이 악성코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앱 플레이어 출시는 기존 앱 플레이어가 탐탁지 않았던 게임 마니아들에게 희소식이다. 구글 앱 플레이어는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책임지고 있는 구글에서 만든 만큼 모바일 앱과의 호환이 우수하고 보안도 신뢰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구글은 앱 플레이어를 한국, 대만, 홍콩에서 베타 버전으로 우선 출시했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은 20여 개다. 윈도10 이상 PC만 지원되며 8 로지컬 코어 CPU와 게임용 GPU, 8GB 이상의 램,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이 기본 사양으로 요구된다.

막힘 없이 매끄럽게 플레이…하이퍼V로 구현해 높은 효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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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얼마나 최적화가 잘 됐는가이다. 턴제 방식인 ‘삼국지 전략판’,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라이즈 오브 엠파이어’와 실시간 조작이 필요한 ‘아스팔트 9: 레전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등 5개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봤다. 먼저 구글 플레이 게임즈 실행 시 뜨는 런처는 ‘홈’, ‘라이브러리’, ‘모든 게임’ 탭으로 구성됐다. 메인 화면인 홈에서는 구글 추천 게임과 기존 플레이했던 게임을 안내하고 있다. 라이브러리에서는 현재 PC에 설치된 게임 리스트를, 모든 게임에서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로 플레이 가능한 게임 전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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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게임은 ‘설치’ 버튼 클릭 한 번으로 다운로드부터 최종 세팅까지 실행 준비가 끝났다. 이어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모두 매끄럽게 즐길 수 있었다. CPU, 메모리를 크게 잡아 먹는다거나 버벅거림은 나타나지 않았다. 게임 도중 작업관리자 창을 켜 확인하니 CPU 이용률이 높아야 30% 수준(인텔 i7 8세대 기준)이었다. 새로운 화면을 로딩하거나 액션이 많이 연출되는 구간에서도 끊김 없이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전체화면과 창모드 전환이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일부 지연현상이 나타나는 정도였다. 이 부분은 아직 베타 버전인 만큼 추후 보완을 통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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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 앱 플레이어가 VT-X라는 가상화 기술을 쓰는 반면 구글 플레이 게임즈는 하이퍼-V라는 기술을 활용해 게임 구동이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VT-X는 윈도 운영체제(OS) 위에 가상머신을 올리고 그 위에서 앱을 실행시키지만, 하이퍼-V는 윈도 위에서 곧바로 앱을 돌리기 때문에 게임 실행에 드는 리소스가 프로세스 상 한 단계 줄어 든다. 구글 플레이 게임즈가 다른 앱 플레이어 대비 지연, 끊김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다. 대신 VT-X와 하이퍼-V는 동시에 쓸 수 없는 가상화 기술이어서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이용하는 동안 다른 앱 플레이어를 함께 켜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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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터치 대신 마우스 클릭···게임 따라 키보드 조작도

플레이 방식은 휴대폰에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던 게 마우스 클릭으로 대체된다. 게임에 따라서 키보드를 활용한 조작도 가능하다. 예컨대 자동차 레이싱 게임인 ‘아스팔트 9’에서는 드리프트, 좌우 회전, 가속 모드 등을 방향키, 스페이스바 등 키보드로 조작할 수 있다. ‘화나요’, ‘좋아요’ 등 이모티콘 단축키도 활용 가능하다. 키 설정은 개발사에서 정한대로 따라야 해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구성으로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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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 앱 플레이어에서 지원하는 멀티 플레이는 불가능하다. 컴퓨터 하나로 여러 모바일 게임을 동시에 하거나 한 게임을 여러 계정으로 함께 돌리는 것은 안 된다는 뜻이다. 녹화 등 다른 부가 기능도 지원되지 않는다.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기는 그 자체에 충실한 앱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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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합격점을 줘도 될만한 수준의 앱 플레이어이지 않나 싶다. 일부 기능이 제한되더라도 앱 플레이어를 찾는 이용자라면 보안과 성능 면에서 믿고 쓸 수 있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선호할 것이라 생각된다. 안드로이드10 이전 버전을 쓰고 있는 기존 앱 플레이어들과 달리 구글 플레이 게임즈는 안드로이드 버전 11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데이터 보호를 위한 보안, 암호화 기술이 탄탄하다. 서버, 프로그램 내 계정과 결제시스템을 관리하는 기술은 타 앱 플레이어와 비길 데 없이 높은 수준이다. 범용성을 갖기에는 아직 타이틀 수가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다른 게임들도 최적화를 거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검증과 개선 작업을 꼼꼼히 해 완성도 높은 앱 플레이어가 정식 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현익 기자 bee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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