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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글로벌 쑥대밭 속에서 中만 선방… 섣부른 추가 투자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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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2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금리 인상이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계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반면 중국은 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을 펴면서 주요 국가의 긴축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고점 대비 15% 급락했다. 반대로 홍콩항셍지수는 연초 대비 5.4%나 상승했다. 본토시장의 지수인 CSI300도 연초와 비교했을 때 -3.1% 하락에 그치며 미국 증시보다 양호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세계 증시의 상승 흐름 속에서 홀로 소외받고 있었던 중학개미(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조선비즈

‌마스크를 낀 남성이 홍콩항셍지수(HSI)가 적혀 있는 전광판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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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장날인 1월 3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수익률 상위에 오른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중국 지수 관련이 다수 있다.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 TIGER 차이나HSCEI, KODEX 차이나A50, TIGER 차이나항셍25, KINDEX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합성) 등이 수익률 상위에 올라있다.

지난 24일에도 중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상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04% 오른 3524.11를 기록했고, 선전성분지수는 0.37%,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 지수는 0.72% 올랐다. 중국 증시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에는 금리 인하가 꼽힌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1년물 정책금리(MLF)와 대출우대금리(LPR), 유동성지원창구(SLF) 등을 일제히 인하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중국 인민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오는 31일부터 내달 6일까지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다. 대규모 인구 이동 예상에 따라 중국 정부는 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금리 인하와 소비 쿠폰 지급 등으로 유동성 완화와 내수 부양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증시가 선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금이 전처럼 몰리지는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중학개미가 사들인 중국 주식은 1억3538만 달러(약 162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4673만 달러, 약 4154억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밖에 안된다. 홍콩주식도 비슷하다. 지난해 같은 시기 중학개미가 사들인 홍콩 주식은 8억8625만 달러(약 1조617억원)였지만, 올해는 3억197만 달러(약 3618억원)만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중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중국 주식은 YINHUA TRADED MONEY MARKET FUND ETF(511880)다. 중학개미는 이 기간 해당 ETF를 392만 달러(약 47억원) 순매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이 다가오자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TD-A)에 대한 투자 매력도 부각됐다. CATL은 올 들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중국 종목 4위에 올랐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CATL 주식은 133만 달러(약 16억원)다.

전문가들은 중국 및 홍콩 증시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뚜렷한 미중 통화정책의 디커플링이 투자자의 시각 전환을 유발했다”면서 “산업 규제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변화는 중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는 다른 요인이다”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에서 올 들어 투자 확대를 장려하는 등의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어 “기타 글로벌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중국 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춘절 전후 중국 추가 부양책 기대는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중화권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은 원래 금리가 높았기 때문에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라며 “중국 증시는 현재 가격이 많이 낮아진 상태기 때문에 신흥국 내에서 투자할 수 있는 대상으로 나쁘지는 않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홍콩은 절대 투자를 하면 안되고 투자를 하고 있다면 비중을 낮춰야 된다”면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 가장 피해를 받는 곳이 홍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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