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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위안부할머니 지원책 강구”…여가부 “협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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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의용


“(2017년 이후) 위안부 피해자 25명이 돌아가셨습니다. 도대체 문재인 정부는 뭘 했습니까.”(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양성평등기금 103억원에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일본이 거출한 10억 엔 중) 잔금 56억을 합쳐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별도의 활동 방법 등을 강구했습니다.”(정의용 외교부 장관·사진)

지난해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선 2018년 정부 예산으로 조성한 양성평등기금 활용 방안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다. 조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해 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장관은 양성평등기금을 활용한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 장관의 설명과 달리 양성평등기금 활용 방안은 부처 간 공식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성평등기금 운용 주체인 여성가족부는 25일 조태용 의원실의 서면 질의에 “기금을 위안부 피해자 지원 등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외교부와 협의가 없었다”며 “양성평등기금 103억원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 관련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 엔 전액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기 위한 소요로 편성됐다”고 설명했다.

여가부 설명대로라면 양성평등기금은 ‘충당금’ 성격이지 위안부 피해자 지원 목적으로 조성된 게 아니었다는 게 된다. 특히 여가부에서 외교부와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양성평등기금 활용 방안을 강구했다는 정 장관의 주장은 신뢰성을 잃게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공식 협의’라는 타이틀을 달고 여가부 측과 자리를 만든 적은 없지만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의사소통을 해 왔다”고 해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뒤집고, 일본이 거출한 10억 엔을 피해자들에게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던 화해치유재단도 해산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무력화하기 위해 정부 예산으로 10억 엔 상당의 양성평등기금을 편성했다. 이는 일본에 10억 엔을 돌려주지 않으면서도, 일본이 위안부 합의에 따라 낸 돈으로 피해자를 지원한 사실 자체를 희석하려는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선 “할머니들이 기금에서 지원 받기를 원하지 않고, ‘우선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받으라’는 요구를 해 왔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거부로 양성평등기금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익명을 원한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 관계자는 “외교부에선 양성평등기금이 어떤 돈인지, 이 돈을 활용한 지원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을 설명한 적이 없다”며 “생존 할머니들 대부분이 건강 문제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인데, 도대체 어떤 분께 ‘지원을 원치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성평등기금을 활용해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활동을 하거나 지원 방안이 마련된다면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제발 그런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싶다”고 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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