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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북한, 이번엔 순항미사일 발사…군, 또 비행정보 안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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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5일 오전 내륙 지역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새해 들어 다섯 번째 미사일 시위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지난해 10월 개최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둘러보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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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북한이 새해 들어 다섯 번째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실시간으로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관련 정황이 언론에 보도되고 나서야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북한이 25일 오전 내륙 지역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공개했다.

군 당국은 구체적인 발사 시각과 장소, 방향, 비행거리, 고도 등에 대해선 “분석 중”이라며 함구했다. ‘도대체 어느 쪽으로 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남쪽은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북한이 기습적으로 발사한 시간은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에 대해선 따로 관련 공지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발사에 대해선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순항미사일에 대한 제재는 없다는 입장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기습적으로 쏠 경우 방어가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앞으로 순항미사일에 전술핵을 탑재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군의 태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1월과 3월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군 당국은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야 공개했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취임하자마자 이뤄진 것이었다. 매우 민감한 시기에 군사 도발을 했지만 침묵했던 셈이다.

일각에선 공개를 안 하는 이유가 탐지 정보 자체의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통 순항미사일은 고도 100~300m의 저고도를 마하 0.8(시속 970㎞) 가량의 속도로 비행한다.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다연장 로켓)와 달리 낮고 느리게 나는 비행 특성으로 탐지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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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유형별 궤도 속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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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9월 11일과 12일 북한이 ‘북한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한·미 군 당국은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북한 발표만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시험 발사를 마친 뒤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해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도 사거리 1000㎞ 이상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만약 북한판 토마호크라면 최근 북한이 또다시 시험 발사한 열차형 미사일처럼 이미 배치한 미사일을 작전 운용 측면에서 시험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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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토마호크’의 위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해 들어 북한은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섰다. 지난 5일과 11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고, 이어 14일에는 열차형 발사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17일에는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 전술 지대지미사일도 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지난 20일 보도된 당 정치국 회의에서 ‘대미 신뢰조치 전면 재고’를 천명하면서 5년여간 유예해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철재·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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