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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중고거래'에 꽂힌 롯데·신세계, 신사업 찾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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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 투자 결정…롯데, 중고거래 업체 '중고나라' 지분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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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신세계가 중고거래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자 선점하기 위해 나서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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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최수진 기자] 롯데와 신세계가 중고거래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들어 양사 모두 관련 업체에 대한 지분을 인수하는 등 중고거래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중고거래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 롯데·신세계 모두 '관심'…중고거래 투자 확대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모두 중고거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신세계그룹은 최근 자사 벤처캐피탈(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취향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계약상의 문제로 신세계그룹 별도의 투자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번개장터가 이번에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금액은 820억 원이다.

신세계그룹은 번개장터 매출이 상승세인 점과 중고거래에 관한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투자 결정을 내렸다. 실제 번개장터는 2011년 론칭 이후 2019년 거래액 1조 원, 2020년 1조3000억 원, 2021년 1조7000억 원을 돌파하며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 관계자는 "이용 고객 중 MZ세대의 비율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고 취향에 기반한 중고 상품 거래, 빠르고 안전한 결제 및 배송 등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한 번개장터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투자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앞서 롯데는 지난해 롯데쇼핑을 통해 국내 최대 중고거래 업체인 '중고나라'의 지분 인수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유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를 통해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는 거래에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전체 거래 금액은 1150억 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롯데쇼핑 투자금은 300억 원 규모다.

중고나라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해 회원 2300만 명을 확보했다. 2020년 기준 매출 5조 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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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중고거래 앱 사용자 수는 1775만 명으로, 지난해 1월(1432만 명) 대비 24% 증가했다. /중고나라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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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거래 시장, 얼마나 커지길래…MZ세대 이끈다

롯데와 신세계의 움직임은 확대되는 중고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결정이다. 25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중고거래 앱 사용자 수는 1775만 명으로, 지난해 1월(1432만 명) 대비 24% 증가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주요 중고거래 앱을 한 번 이상 이용한 사용자의 수치다.

중고거래 앱 이용자는 만 10세 이상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4722만 명의 37%에 달한다. 모든 세대를 합쳐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앱은 당근마켓으로 지난해 12월 1676만 명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번개장터 앱이 322만 명, 중고나라 앱은 71만 명이 사용했다.

와이즈앱은 "지난해 중고거래 앱 시장은 쓰던 물건을 싸게 사는 개념에서 벗어나 명품부터 한정판 굿즈, 생활, 육아용품에 이르기까지 쿨해 보이는 제품을 찾아 만족감을 얻는 새로운 거래문화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시장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4조 원이었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20조 원으로 평가되며 10여 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중고거래 시장은 저성장의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운동화(스니커즈), 한정판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되파는 리셀 트렌드가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한정판으로 발매된 스니커즈, 음반, 명품 등을 구입하고 기회를 얻지 못한 수요자에게 프리미엄을 붙여 되팔아 차익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소는 "중고거래는 나만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하나의 소비 수단이자 놀이 문화가 됐다"며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찾아 중고시장에 진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으며 자신만의 취향을 표현하기 위해 중고품을 구매·판매하는 것이 트렌디하고 멋스러운 행위이자 문화생활로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 역시 "중고거래는 과거와 다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 주변에 중고거래 안 해본 MZ세대 몇이나 될 것 같나. M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지고 있으며, 하나의 소비문화가 됐다. 재테크 측면에서도 중고시장은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주요 유통 채널 중 하나로 성장할 텐데, 기업들은 지금 그 시장을 선점을 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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