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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파티 게이트’ 또 터졌다... 이번엔 봉쇄 중 30명 생일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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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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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코로나 봉쇄 기간 중 ‘내로남불’ 파티를 열어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점점 더 ‘파티 게이트’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존슨 총리와 총리실 직원들이 이 기간 또 다른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이 추가로 공개됐고, 영국 경찰이 총리실 파티의 봉쇄 규정 위반 수사에 착수했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한 영국 내각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또 다른 악재들이 덮친 것이다.

영국 런던경찰은 25일(현지 시각) “지난 2020년 초부터 최근까지 영국 총리실과 정부 청사에서 벌어진 여러 건의 모임에 대해, 봉쇄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BBC는 “의혹의 대상이 된 총 17개 행사 중 8개가 경찰 수사 대상”이라며 “내각부 조사 결과 발표는 경찰 조사가 끝난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서 이들 파티 중 일부가 규정 위반으로 결론이 나면 존슨 총리는 과태료 부과 혹은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영국 ITV는 앞서 24일 “지난 2020년 6월 19일 총리실 직원들이 모여 존슨 총리의 깜짝 생일 파티를 열었다”는 새로운 의혹을 보도했다. 이 파티는 당시 약혼자였던 캐리 존슨이 준비했고, 존슨 총리도 약 10분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ITV는 “30명이 모여 외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존슨 총리를 깜짝 놀라게 하며 맞이해 다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며 “참가자들은 20∼30분간 수퍼에서 가져온 음식을 먹었으며, 총리실 직원이 아닌 외부 인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는 코로나 봉쇄로 실내 모임은 금지, 실외에선 6명까지만 모일 수 있던 상황이었다.

파티 게이트는 존슨 총리와 총리실 직원들이 정부가 만든 방역 규제를 어기고 여러 차례 실내 파티를 열어 발생한 논란에 붙은 이름이다. 지금까지 언론에 의해 폭로된 것만 6회 이상이다. 방역 정책을 이끌어야 할 총리와 총리실 직원들이 정작 자신들은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내로남불’ 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내각부 수 그레이 제2차관이 이 사건이 공무원 윤리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조사까지 가세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이미 야당은 물론 여당으로부터도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보수당 평의원 10여 명이 당 지도부에 존슨 총리의 당대표 불신임 투표를 공식 요구하고, 중진 의원들 사이에도 용퇴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사퇴 압박에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시간을 끌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와 자가 격리 의무 폐지 등 방역 규제 완화책을 잇따라 발표하며 ‘위기 탈출’도 꾀하고 있다. ‘파티 게이트’ 여파로 존슨 총리와 집권 보수당 지지율은 지난 19일 런던 지역 여론조사에서 23%까지 떨어진 상태다.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67%에 달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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