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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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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내로남불 극복 안간힘…"총선 불출마" 인적쇄신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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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가평 5일장에서 물건 사는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가 25일 경기도 가평군 가평철길공원을 찾아 5일장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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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 의원들에 이어 송영길 민주당 대표(사진)가 기득권 포기를 선언한 것은 열세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서울과 중도층을 겨냥한 카드다. 문재인정부의 실책을 반성만 해서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인적 쇄신을 띄운 것이다.

25일 송 대표 기자회견의 핵심은 본인의 차기 총선 불출마, 지역구 3선 초과 금지, 서울 종로 등 3개 지역구 재·보궐선거 무공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 처리다. 여당이 비판을 받는 대목인 기득권이 된 기성 정치인과 '내로남불' 사례를 극복하겠다는 목적이 담겨 있다. 일단 '86세대 용퇴'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86세대 맏형 격인 송 대표가 결단을 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후보는 송 대표 불출마에 대해 "그런 낌새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세상이 바뀌고 우리의 삶과 미래가 바뀌도록 노력할 것이니 기회를 달라. 살점도 떼어내고 있으니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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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가 사퇴한 종로를 공천하지 않기로 한 배경은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선 논란의 재현을 피하기 위함이다. 당 소속 전임 광역단체장들의 성폭력 사건으로 진행된 보선임에도 민주당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당헌·당규를 수정한 뒤 후보를 내보냈고, 참패했다. 이번 보선은 귀책 사유가 확실한 곳(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과 초열세 지역(서울 서초갑, 대구 중남)을 제외하면 종로 공천 여부만 판단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당내에선 괜한 분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쪽과 이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줄 러닝메이트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쪽이 나뉘었는데, 송 대표는 전자를 선택했다. 다만 한 서울 초선 의원은 "전략상 중요한 카드를 너무 빠르게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송 대표는 '4선 연임 금지'를 공론화했는데, 향후 당내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영훈 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송 대표의 불출마 용단에 감사하고, 586 선배들이 '동일 지역구 3선 제한'에 화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당 정당정치혁신추진위원회(위원장 장경태 의원)도 "당론으로 채택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적극 논의돼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반면 3선 초과 금지는 전형적인 '생색내기'라는 반론도 상당하다. 한 수도권 중진은 "연임 금지는 상대(야당)도 있고, 위헌 성격이 강해 실행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 재선 의원은 "'갑' 대신 '을'로 출마하거나 한 번 쉬고 다음에 다시 출마하는 등 금지해야 할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데 이를 법률로 규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대선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3선 이상 의원들의 의욕만 꺾어놓은 발표라는 평가도 나온다.

송 대표가 본인의 기득권은 크게 내려놓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인천에서 5선과 시장까지 한 사람이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는 게 무슨 감동이 있나"라며 "송 대표는 본인의 다음 정치 행보에서 손해 볼 내용은 하나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야권도 진정성을 의심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가 당선되면 또다시 민주당 586 내로남불 정권이 탄생하게 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승재 정의당 대변인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무공천 결정만으로 정치 개혁 후퇴에 대한 책임을 면피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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