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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공장...전쟁나면 국제적 식량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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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할 경우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식량 수입국들의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미국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가 전망했다.

조선비즈

우크라이나의 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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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옥한 흑토지대 위에 있어 ‘유럽의 빵공장’이라고 불릴만큼 밀을 비롯한 곡물을 풍부하게 생산한다. 특히 전 세계 식량 안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밀의 생산과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2020년에 밀 2천400만t을 수확해 이 중 1천800만t을 수출했다.

그런데 러시아의 공격 목표인 우크라이나 동부는 곡물 생산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라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피해가 더욱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을 수입하는 나라 중에는 중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도 있지만 개발도상국의 의존도가 더 높다. 일례로 2020년 레바논에서 소비되는 전체 밀의 약 절반이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됐다. 내전의 상처가 깊은 예멘과 리비아는 각각 밀 소비량의 22%와 43%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다.

우크라이나 밀의 최대 소비국인 이집트는 2020년에 우크라이나산 밀 300만t 이상을 수입했다. 이는 이집트 밀 소비량의 14%에 해당한다. 우크라이나는 같은 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각각 전체 밀 수요의 28%를 공급했다. 방글라데시는 밀 소비량의 21%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했다.

리비아와 예멘, 레바논 처럼 정치 상황이 불안한 국가에서 곡물 부족으로 식량 가격이 폭등하면 ‘아랍의 봄’과 같은 혁명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2010년대 초반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는 식량 가격 상승이 촉발했다.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연료 가격 상승으로 폭동이 발생한 것처럼 종종 생필품 가격 급등은 민생고로 누적된 불만에 도화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하면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아울러 유럽이 식량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곡물 공급망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저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세계의 ‘식량 창고’ 중 하나에서 식량 배달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지적하며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국제사회는 식량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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