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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아이파크 붕괴, 섣부른 ‘동바리’ 철거가 부른 참사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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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9층 아래 3개층 임시지지대 철거돼”

바로 아래층 수십t 사각콘크리트, 하중 더해


한겨레

25일 119구조대원들이 붕괴사고로 노동자 5명이 실종된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 아파트 31층을 수색하고 있다.광주소방안전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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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원인을 수사하는 경찰이 옥상 바닥 콘크리트 타설 전 지지대를 철거하고 공법을 변경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부실시공에 무게를 두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현산)의 책임 여부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국가건설기준센터의 표준시방서를 보면 30층 이상, 높이 120m 이상 건축물을 신축할 때는 콘크리트 타설 층 아래 3개 층에 동바리(임시지지대)를 설치해야 하지만 화정아이파크 201동(39층, 126m)은 그러지 않았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골조공사 하청업체 관계자를 소환해, 현산 현장소장 지시를 받아 지난해 12월29일 36층과 37층 동바리를 해체해 같은달 31일 크레인으로 1층으로 하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38층 동바리 또한 이달 8일 철거돼 곧바로 1층으로 옮겨졌다. 앞서 지난 20일 크레인 기사도 <한겨레>에 “이달 초 38층 ‘알폼’(알루미늄 재질의 거푸집 자재)을 실어 내리면서 동바리(임시지지대)가 몇개 섞여 있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39층 콘크리트 바닥 타설을 하기 위해서는 38층과 39층 사이에 있는 피트층(PIT·배관이 지나가는 층)을 포함해 37층과 38층에 동바리를 다시 설치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게 사고의 결정적 원인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공정을 진행해야 하는 현산으로서는 동바리가 조적(가벽설치)이나 창틀 작업에 방해됐을 것이고, 하청업체 또한 다시 동바리를 설치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동바리 철거가 이번 사고의 치명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39층 바닥 건설공사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주민공동시설이 들어서는 39층은 화단이나 야외테라스를 조성하기 위해 구역별로 바닥 높이를 달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39층 밑에 있는 피트층 높이는 최소 55㎝부터 최대 150㎝다. 높이 150㎝ 구간에는 기존 방식대로 동바리를 설치해 콘크리트 타설을 했지만 남쪽 구역 높이 55㎝ 구간에는 ‘역보’라는 콘크리트 사각구조물 7개를 설치했다. 역보의 무게는 수십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현산과 골조공사 하청업체, 감리 등은 구조진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보는 철근이 들어가지 않아 구조변경 신고 대상이 아니다.

경찰은 역보가 설치된 구간만 붕괴가 일어난 점으로 미뤄, 역보가 되레 사고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39층 바닥 콘크리트(두께 35㎝) 타설 때 역보가 먼저 무너졌는지, 38층 천장이 먼저 무너졌는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부실 양생(굳힘) 여부도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골조공사 하청업체와 현산이 역보 공법에 합의한 시기와 담당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가 난 11일 골조공사 하청업체가 아닌 펌프카 업체 소속 노동자 8명이 39층 바닥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을 확인하고, 골조공사 하청 업체 대표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불법하도급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입건자는 모두 11명이다.

조영일 광주경찰청 형사과장은 “그동안 실종자 수색을 위해 현산 쪽 소환조사를 미뤄왔는데 정부가 구조활동을 주도하는 만큼 내일부터 현산 관계자를 소환해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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