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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수온 7.9도”…비트코인 폭락한 날 기상청 이름으로 온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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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한강수온 7.9도”

유사투자자문업체, 이른바 리딩방이 투자자들에게 도넘은 ‘미끼’ 문자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한 리딩방 업체는 투자자들에게 기상청 이름으로 이 같은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를 전송한 날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가 폭락을 기록한 날이다.

문자를 받은 정모(30)씨는 “안 그래도 깡통된 계좌 보고 속이 타 들어가는데 버젓이 기상청 이름 달고 이런 문자가 왔더라. 정말 어이없고 화가 나더라”고 말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한때 3만3000달러선이 무너져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6만9000달러에서 절반 가까이 하락한 가격이다.

해당 문자 메시지를 누르면 기상청과 관련 없는 한 리딩방 업체의 광고가 나온다. 문자엔 “무료로 코인(가상화폐) 종목 추천해준다”는 식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 업체는 연이은 가상화폐 가격 폭락으로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심리를 이용했다. 업체는 “하락장은 못 번 사람이 하는 핑계다. 나만 수익 나면 그만”이라며 “상승장은 현물. 하락장은 선물, 양방향으로 돈 벌어드린다”고 했다.

또 “한강 물 온도 체크중인 분들, 진짜 잘따라올 분들만 답장달라”며 투자자들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도 포함됐다. ‘한강 물 온도’는 주식이나 가상화페 등 투자시장이 폭락할 때 투자자들이 현 상황을 비관하며 자조하듯 쓰는 말이다.

조선일보

비트코인이 폭락한 지난 24일 한 코인 리딩방이 '기상청' 이름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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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 문자 피해 증가…금감원 “단속 강화”

문제는 이 같은 미끼 문자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 이후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리딩방 피해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유사투자자문업자 474개 업체를 대상으로 불법행위를 단속한 결과 70개 업체에서 73건의 위법 혐의가 적발됐다. 적발업체 수는 전년 같은 기간 49개에서 42.9% 늘었다.

금융당국에 접수되는 민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은 231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47건보다 98.2% 급증했다. 피해 민원은 지난 2018년 905건, 2019년 1138건, 2020년 1744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현행법상 리딩방 업체의 위법 행위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개선책을 발표했으나, 입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위법행위가 확인된 유사투자자문업자 업체 사이트를 차단해 영업 재개를 방지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불법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유튜브 등을 통해 이뤄지는 불법 투자자문 행위도 집중 점검하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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