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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손병두 이사장 “물적분할 상장 심사때 모회사 주주 보호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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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오전10시 서울사옥 컨퍼런스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혁신선도 자본시장을 향한 핵심전략을 발표했다./한국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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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 등 물적분할을 통한 자회사 상장으로 인해 주주 손해가 잇따르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른바 ‘쪼개기 상장’ 보완책으로 물적분할 상장 심사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손 이사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물적분할 후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에 대해 이 같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물적 분할로 인한 기존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신주인수권을 부여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손 이사장은 “이 같은 방식은 자본시장법, 상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상장 심사 시 모회사 주주 의견을 들었는지 여부는 법이나 규정 개정이 없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협회의 증권인수업무 규정 개정을 통해 할 수 있는 모회사 주주 우선배정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손 이사장은 거래소가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관련 항목을 물적분할 상장 심사의 한 조항에 포함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적분할 자회사에 대해 상장 심사를 할 때 ESG 항목의 하나로 두고 적극 검토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페이(377300) 경영진의 ‘먹튀’ 논란으로 불거진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문제에 대해선 “국회에서 내부자 주식거래 사전 신고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최근 발표됐는데 주요 임원들이 주식을 내다팔 때 사전에 공시하고 90일 정도 매각을 규제하는 내용”이라면서 “스톡옵션도 상장 이후 매각을 일정부분 금지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중론이 모아지면 상장 과정에 그 부분을 참고해서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손 이사장은 “(상장 이후 일정 기간) 스톡옵션 행사 자체를 금지하는 안은 시장 친화적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신고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에 행사하게 하는 식의 간접적인 규제 방안이 선진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가 15거래일 미뤄진 것에 대해서는 검토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 이사장은 “실질심사 결정시기가 미뤄지는 것은 흔한 일이고 90% 이상이 신중한 판단을 위해 미뤄지는 경우 많아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신라젠 등 상장폐지 결정 기간이 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장 폐지 심사가 많이 걸려있는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임상 결과를 기다리는 등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부득불 길어진 측면이 있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해서 불필요한 절차들을 외국 사례에 비추어서 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다시 영업 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들이는 것이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에 대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손 이사장은 “정치 테마주 등 기획 감시,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자본시장 내 불공정거래를 철저히 근절하도록 하겠다”며 “장내외 결제 안정성을 위해 중앙청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거래축약 서비스 도입 등을 새롭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대체거래소(ATS) 설립에 대해선 동일 규제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대체거래소와 한국거래소 간 차별화된 규제가 적용될 수는 없다”며 “동일기능·동일규제를 전제로 대체거래소가 허용되는 게 거래소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코스피가 2750선마저 붕괴되면서 투자자 불안도 커지고 있다. 거래소는 국내 증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표도 세웠다.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활황 기조를 지속하기 위해 상장제도 개선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20조8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실적을 달성했다.

‘K-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토종 스타트업)의 국내 증시 입성을 촉진하고 코스닥에서는 신규 유망산업 특화 기술심사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기업성장집합투자지구(BDC) 상장, 스타트업마킷(KSM) 활성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손 이사장은 “한국증시 레벨업을 위해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등 시장별 특화된 상장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 사상 최대 IPO 활황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도 도입한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코스닥 시장 내 우량기업들만 모아 별도 시장으로 묶은 것으로 코스닥 상위 5% 정도의 우량 혁신기업들이 담긴다. 코스닥 기업의 규모와 성장단계별 맞춤형 상장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장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와 산업을 연결하는 다양한 테마형 투자상품 공급 등 안정적 수요기반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손 이사장은 “4분기엔 출범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의 5~10% 정도만 포함해 코스닥 시장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 이사장은 공매도 전면 재개와 관련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논의하는 마당에 다른 나라에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금지하지 않은 제도(공매도 금지)를 가져간다는 건 납득시키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전면 재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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