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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서울 학생 3명 중 1명 과체중·비만...코로나 '집콕'에 초등생 비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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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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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초·중·고등학생 3명 중 1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체중 증가가 두드러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운동량과 외부 활동이 줄면서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25일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지난해 학생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교생의 32.1%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나왔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26.7%)보다 5%포인트 넘게 늘어난 수치다. 2020년엔 코로나19 여파로 학생 건강검진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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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유행 속 "움직이는 걸 귀찮아 해"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 비만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이후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다. 특히 초등학생의 과체중·비만 비율은 2019년 24.7%에서 2021년 32.9%로 크게 뛰었다. 2019년엔 초·중·고 평균보다 낮았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평균치를 훌쩍 넘겼다. 지난 2년 새 중·고교생보다 더 빠르게 체중이 불어난 셈이다.

이들이 비만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체육 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활동량이 감소한 것이 꼽힌다. 비대면 수업 등으로 외부 활동이 줄고 배달음식, 간편식 등을 많이 먹게 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집콕'이 장기화하는 반면 운동을 거의 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살이 찐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던 수영장을 못 가게 된 뒤에 10kg 넘게 쪘다. 집 앞에서 매일 줄넘기를 시키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학원 모두 원격 수업으로 하다 보니 아이가 점점 움직이는 걸 귀찮아한다"면서 "코로나 걱정으로 대중교통보단 차를 이용하고, 외식 대신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게 문제인가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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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등을 중심으로 체중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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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방치하면 성인병, 간편식보단 집밥"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비만을 방치하면 성인병과 대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기형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도가 높아지면 청소년에게도 성인형 당뇨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을 예방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이 교수는 "밀키트나 배달 음식은 대부분 고지방·고당분을 함유하고 있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식사의 양을 줄이기보단 구성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체육 활동 콘텐트를 원격으로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시교육청 "비만 학생에 검사비 15만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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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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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오자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서울학생건강더하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예산 27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만이 의심되는 학생에게 최대 15만원의 검사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비만·척추측만증 등 생활 습관성 질환을 겪는 학생들의 건강 회복도 돕기로 했다. 또한 비만 학생들에겐 학교 내·외 전문가를 통한 건강상담, 생활습관 교정과 맞춤형 운동·식이요법 같은 처방도 제공할 예정이다. 건강체조를 개발하고,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급식 그린 바(bar)를 운영하는 등 비만 예방책도 마련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 건강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비만 등 생활 습관성 질환들에 대한 검진과 처치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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