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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르포] "싼 상품만 찾아요"...코로나로 얼어붙은 백화점·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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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증정품을 끼워줘야 하거나 싼 상품만 찾아요. 지난 설보다 선물세트도 안 나가고 큰일났습니다."

지난 24일 롯데·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던 직원들의 비슷한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설 연휴(29일)를 5일 앞두고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대부분 선물세트나 고가 상품이 있는 매대는 지나치고 빨간 딱지가 붙은 세일 상품 앞에서 카트를 멈췄다. 50대 주부 A씨는 "나중에 오면 더 비싸질까 봐 오늘 장을 보러 왔다"고 말했다.

◆ 코로나가 바꾼 명절 장바구니...사과· 배보다 샤인머스캣, 식자재말고 간편식

신선식품 코너에서 채소와 과일을 살펴보던 주부들은 집었다 놓는 등 가격표를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이마트 왕십리점 신선식품 코너에서 만난 60대 노모는 "채소가 너무 비싸서 같이 온 친구와 반으로 나눠 구입할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그가 집은 백오이 5봉의 가격은 5980원이었다.

마트 직원들은 한산한 선물세트 매대 앞을 손님을 찾아 서성거렸다 선물 세트를 구경하는 손님은 많았지만 막상 구입하려는 이들은 적었다. 통조림 선물 세트 중 9900원 짜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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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서울 시내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한 여성이 냉동 식품을 꺼내고 있다. 2022.01.24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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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이 프리미엄 선물세트나 고가 상품이 있는 매대는 지나치고 빨간 세일 딱지가 붙은 상품 앞에서 카트를 멈췄다. 채소 코너에서는 행사 상품인 1350원짜리 무를 가져가는 손님이 많았다.

신선식품 코너는 품목별로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다. 신선식품 중 배와 사과보단 샤인 머스켓이나 애플망고 같은 이국적인 과일 앞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썰어서 나오는 파인애플이나 여러 채소를 소분한 샐러드를 장바구니에 넣는 50대 주부도 눈에 띄었다.

이날 마트를 방문한 이들의 장바구니를 살펴보면 국물 요리 간편식이나 냉동만두와 라면 등이 주를 이뤘다. 과일도 사과 1개 배 2개씩만 담아 가는 등 단품으로 구입하는 고객이 많았다. 가격이 훌쩍 오른 계란과 두부 코너에 '1+1' 딱지를 붙였지만 손을 대는 고객이 적었다. 30구 계란은 7000원대고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4900원이 넘었다.

선물세트 판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맨날 보는 얼굴인데 야박하다'고 말하며 방역패스로 오지 못한 고객도 많았다"며 "방역패스가 해제됐어도 설 대목에 고객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더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 디저트·해외 명품에 꽂힌 20·30세대..."나에게 설 선물을 준다"

간은 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은 에그 타르트와 코코넛 한과·검은깨 강정 등 디저트 선물세트 코너에 사람이 몰렸다. 중장년층에 비중이 높았던 마트와 달리 백화점은 20대와 30대가 고객의 대부분이었다.

롯데백화점은 식품관 중앙에 '설마중 선물세트' 매대를 여러 곳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표고버섯과 한우 등을 판매하는 행사장이다. 한복을 곱게 입은 판매원들이 "한우마을 선물세트 들어가세요"를 외치는 등 오감을 자극하는 이곳도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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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앱 결제 서비스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2022.01.24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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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행사장보다 명절 선물을 롯데백화점 앱으로 주문하는 '홈 결제 서비스' 코너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쇼핑을 하거나 창구 직원과 상담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은 치즈 선물세트 굴비, 쌍계명차, 간장게장, 한과, 곶감 세트 등을 판매하는 행사장을 마련했다. 이국적인 식품들이 눈길을 끄는 이곳도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이었다. 열대과일과 한과 코너에만 고객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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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01.24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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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신세계백화점은 식품관보다 해외 화장품과 명품 매장에 방문한 여성들로 북적였다. 샤넬 매장엔 10여 명의 여성들이 제품을 보고 있었다.

회사원인 20대 B씨는 "나에게 명절 선물을 주고 싶어 백화점에 왔다" 며 "명절에 고향에 안 가는 대신 강정이나 육포 같은 간식을 구입해 소소하게 홀로 명절 기분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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