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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청소트럭, 세상도 환경미화원도 달릴수록 건강해지는 마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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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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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에서 첫선을 보인 수소청소트럭은 현대차 넥쏘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아 분진도 발생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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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은 분리해서 버려주세요. 오물이 몸에 튀어서 늘 피부병을 달고 살거든요.” 한 환경미화원 가족의 당부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청소트럭을 소개하기 위해 제작한 동영상 ‘디어 마이 히어로(Dear My Hero·나의 영웅에게)’에 담겼다. 동영상은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실제로 환경미화원의 박테리아 노출 농도는 일반 대기의 44.4배에 달하며, 작업을 마친 환경미화원의 얼굴에서 약 29만개의 미생물이 검출됐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 지난해 초부터 경남 창원시에서 운행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수소청소트럭에는 간이세면대가 있다. 환경미화원들이 작업 현장에서 곧바로 손과 얼굴을 씻을 수 있다. 수소트럭이 달리는 동안 배출한 물을 차량 수조에 모아뒀다 활용하는 것이다. 이 물은 마셔도 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시간 주행에 물 22.5ℓ저장
미화원 간이세면수로 활용
소음·분진 적어 시민도 만족

■ 소음·분진·열기 해소

수소청소트럭은 정부와 현대차그룹 등이 수소트럭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개조한 차량이다. 현대차 넥쏘의 95㎾급 수소연료전지 2개와 최고 출력 240㎾를 내는 구동모터를 달았다.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도 장착했다. 수소탱크 12개를 실었고 한 번에 599㎞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대 적재 용량은 압축천연가스(CNG) 청소트럭과 같은 4.5t이다.

수소청소트럭은 장시간 운행에 따른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을 평가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수소 기술을 적용했을 때 배기가스, 먼지, 소음, 열기, 진동이 얼마나 저감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어둠 속에서 일하며 각종 사고와 맞닥뜨리기 일쑤다. 청소트럭 자체도 위험 요소다. 배기량이 6000㏄ 이상인 대형 내연기관 엔진으로 움직이는 청소트럭은 수시간 동안 운행하는 탓에 다량의 배기가스와 먼지, 그리고 뜨거운 열기를 배출한다. 고용노동부는 청소트럭 뒤에서 작업하는 환경미화원은 광산 노동자보다 많은 양의 분진에 노출된다고 밝혔다. 트럭 뒤 측정되는 온도는 섭씨 54도에 달한다. 엔진을 계속 돌리고 쓰레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주택가의 단골 민원 대상이 되며 작업자들 간 소통도 어렵게 한다.

수소트럭은 수소와 대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물(배출수)을 만들면서 전기에너지를 얻는다.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도 열이 생긴다. 그러나 연료전지 시스템을 냉각수가 둘러싸므로 열은 외부로 방출되지 않는다.

차량이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으니 땅에서 열기를 타고 올라오는 분진도 발생하지 않는다. 대형 내연기관 트럭 1대를 수소트럭으로 대체하면 일반 승용차 40대를 수소차로 바꾼 것과 맞먹는 효과를 거둔다. 또 기존 청소트럭 대비 소음이 40% 적다. 전기트럭과 비교해도 수소트럭은 충전 시간이 짧고 주행거리도 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100㎞ 이상을 운행한다면 수소트럭이 전기트럭보다 운송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분석했다.

창원시 수소청소트럭에는 2개의 수조가 있다. 1차 수조에는 배출수를 저장하고, 2차 수조에는 1차 수조에서 끌어온 배출수에 더해 별도의 물을 보충할 수 있다. 수소청소트럭이 1시간 주행하면 22.5ℓ의 물이 배출된다. 수소청소트럭을 경험한 환경미화원들은 “그동안 트럭 뒤에서 쓰레기를 실을 때 매연과 먼지 때문에 목과 눈이 따갑고, 보호장구가 찢겨 오물이 스며든 적도 많은데 수소트럭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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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탱크(위 사진)를 장착한 수소청소트럭은 운행 중 배출되는 물을 활용할 수 있는 간이세면대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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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로 자리매김하려면
재생에너지로 수소 추출해야

■ 수소버스 보급도 확대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는 1839년 영국의 한 대학교수가 처음 고안했다. 1900년대 들어 수소차 개발이 시작됐으나 고비용 대비 실용성이 떨어져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양산형 수소차는 2013년 첫선을 보였다. 현대차의 ‘투싼 ix35 퓨얼셀’이다. 현대차에 이어 도요타, 혼다 등도 수소차 양산 체제를 갖췄다. 투싼 ix35 퓨얼셀은 누적 판매량이 1000대에 그쳤지만 2세대 수소차 넥쏘는 출시 2년6개월 만에 국내에서만 1만대 넘게 팔렸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140대 수출했다. 내년에는 30대의 엑시언트가 미국 캘리포니아를 누빈다.

수소는 물이나 가솔린, 천연가스, 프로판, 메탄올과 같은 유기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므로 수소를 채집하는 시설 등이 필요하다. 수소를 활용해 모터를 구동시키는 연료전지 기술도 고도화해야 한다. 수소를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추출해야 수소트럭이 진정한 친환경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소트럭은 비싼 가격 때문에 보급 속도가 더디다. 현대차 엑시언트의 경우 대당 7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 19일 환경부,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등과 수소버스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환경부와 각 지자체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간 100대 이상의 저상형 수소버스 보급을 추진하고, 현대차는 가격 할인 등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장거리 전용 수소버스 시범운행도 진행해 상품 개선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친환경 버스 시장의 외연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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