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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코스피, 어디까지 내려가나 13개월 만 최저치…2792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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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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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2800선을 내줬다. 코스닥도 920선이 붕괴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긴축 전환과 우크라이나 위기, 기술·성장주의 부진 등 글로벌 악재가 반영되면서 증권시장이 약세장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자본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42.29포인트(1.49%) 하락한 2792.0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0.53포인트(0.37%) 내린 2823.76으로 출발해 장초부터 낙폭을 키웠다. 지난 2020년 12월 29일(2792.06) 이후 13개월 만의 저점이다.

매매 주체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365억원과 435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홀로 5922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매는 3488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대표지수도 줄줄이 주저앉았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30%),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1.89%), 나스닥지수(-2.72%) 모두 떨어졌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연준의 핵심 인사들은 연내 네 차례 남짓 금리 조정을 진행할 것을 주기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이미 지수에 선반영된 부분이지만 하락장이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보유 중인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 중이었던 투자자들이 행동에 옮기게 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정치 갈등이 심화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서방 움직임을 보인 작년 말부터 국경에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지난 주말 두 국가는 외교 미팅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했다. 그 이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거주하고 있는 대사관에 철수 명령을 내리고, 자국민의 러시아 여행을 금지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부각하면서 증시 전반에 불안감이 반영됐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 원인은 미국 옵션 만기 영향과 FOMC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번 FOMC 내용은 이미 가격에 선반영된 오는 3월 금리 상향 기정사실화와 자산 축소 계획 논의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하기 전까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 보루였던 실적 장세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에프앤가이드는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기업 249곳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53조6167억원으로 집계했다. 한 달 전보다 4.23% 축소된 규모다. 이번 주 내로 삼성전자 및 LG전자, 테슬라 등 대형주들의 지난해 확정 실적이 발표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매년 4분기는 실적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고 기업이 선주문으로 수요를 당겨 쓰면서 언택트 수혜주들에게서 실적 후퇴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위험 관리를 주문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스닥이 올해 들어 약 12% 하락하면서 지난해 연간 수익의 절반을 한 달도 안 돼 되돌렸다"며 "통화 긴축,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험, 실적 시즌 컨센서스 하향 등이 그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나스닥과 비교해 코스피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는 이미 지난해부터 조정을 받아 저렴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증권시장에 데뷔한다. 다음 달에도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급 상장이 예정돼 있다. 수급 여건은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의 등장이 국내 대형주 수급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상장 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오르면 대형주 수급압박과 코스피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0.66%), 네이버(-1.35%), 삼성바이오로직스(-1.35%), LG화학(-3.31%), 삼성SDI(-0.29%), 현대차(-1.50%), 카카오(-1.96%), 기아(-1.37%), KB금융(-2.49%) 등 적게는 0.2%대에서 많게는 3.3%대까지 빠졌다. SK하이닉스는 변화가 없었다. 이날 1개 상한가를 포함한 85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없이 817개 종목이 하락했다. 28개 종목은 보합에 그쳤다. 십중팔구는 주가가 꺾인 셈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이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형성하고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을 기록했다. 케이옥션은 5만2000원에 첫 거래를 종료했다. 올해 공모주 중 처음으로 따상에 성공했다.

반면 효성티앤씨는 울산공장, 에코프로비엠은 오창공장에서 대형 화재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나란히 7% 안팎의 내리막길을 걸었다. 효성티앤씨는 기계장치 및 재고자산이 일부 소실됐다. 코스닥 대장주까지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던 에코프로비엠은 이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일시적으로 공정이 중단됐다. 경영진은 고용노동부의 수사를 받게 됐다.

업종별로 살펴봐도 분위기는 좋지 않다. 음·식료품(1.15%)과 의료정밀(0.20%) 등을 제외하면 모조리 내림세였다. 섬유·의복(-3.62%), 은행(-3.52%), 철강·금속(-3.20%), 운수창고(-2.91%), 기계(-2.55%), 화학(-2.50%), 유통장비(-2.27%), 유통업(-2.21%) 등 대부분이 타격을 입었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27.45포인트(2.91%) 내린 915.40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7.72포인트(0.82%) 내린 935.13에 출발해 약세를 유지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118억원과 42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홀로 140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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