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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노태문 사장 '갤럭시S' 잔혹사...'갤럭시 S22'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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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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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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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하는 신제품은 최고의 모바일 경험을 한데 모은 제품으로서,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주목받는 제품이 될 것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내달 선보일 간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차세대 제품에선 기존 '갤럭시 S'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부흥을 이끈 양대 산맥을 하나로 통합한 만큼,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절대 녹록지 않다. 갤럭시 S22 시리즈가 공략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최대 라이벌 애플을 비롯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까지 대거 참전하며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성능, 디자인, 가격까지 어느 하나라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 앞서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외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위축과 공급망 위기, 특히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상반기까지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이런 위기상황을 노태문 사장이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지, 벌써부터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 S' 시리즈의 연이은 흥행 참패

만 39세 상무 승진, 만 44세 부사장 승진, 만 50세 사장 승진으로 삼성전자 '최연소' 타이틀을 독식해 온 노태문 사장은 2020년 무선사업부장(현 MX사업부장)을 맡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다. 당시 갤럭시 스마트폰의 전성기를 이끈 흥행작들을 만들었고 폴더블폰으로 미래를 열고 있는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인 노 사장에게 삼성이 거는 기대감은 남달랐다.

허나 그의 데뷔를 알린 '갤럭시 S20'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새로운 10년을 여는 제품이란 거창한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전작 대비 사전 개통수가 반토막 나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며 소비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꼽혔지만, 제품 자체도 크게 호평받지 못했다. 시기상조의 5G 기능 탑재로 가격은 너무 비쌌고 디자인은 지루했으며, 초기 카메라 초점 이슈 등으로 실망감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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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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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사장은 갤럭시 S20 시리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갤럭시 S20 FE'를 투입했다. FE는 '팬에디션'이란 의미로 갤럭시팬들이 선호하는 기능을 남기고 나머지 성능을 낮춰 가성비를 높인 준프리미엄급 라인업이다. 노 사장은 화재 사고로 전량 회수됐던 '갤럭시 노트7'의 부품을 재활용한 '갤럭시 노트 7 FE'에서 일회성으로 쓰였던 FE를 정식 라인업으로 채택했고, 첫 제품인 갤럭시 S20 FE가 글로벌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하며 갤럭시 S20의 부진을 만회해줬다.

이듬해 나온 '갤럭시 S21' 시리즈는 전작의 부진을 씻기 위해 여러모로 칼을 갈고 나왔다. 초반 흥행을 위해 출시 시기를 한 달 정도 앞당겼고, 성능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기본 모델의 가격을 100만원대 이하로 낮추는 강수를 썼다. 카메라 모듈과 본체를 매끄럽게 연결한 '컨투어컷' 디자인도 갤럭시 스마트폰의 새로운 디자인 이정표를 세웠다. 허나 이번에도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초기 흥행에도 불구, 주요 생산기지의 락다운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인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며 결국 전작에 이어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S+노트=갤S22' 갤럭시팬 결집 시킨다

노 사장은 상반기 갤럭시 S21의 부진에도 불구, 다시 하반기에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갤럭시 Z 플립3는 디자인과 사용성이 호평을 받으며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 '폴더블 대중화'란 임무를 완수했다. 이 제품으로 인해 폴더블폰은 삼성전자의 확실한 플래그십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이다.

이전까지 하반기를 책임지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 신제품은 지난해 출시되지 않았다. 이미 폴더블폰이 노트 시리즈를 대체할 만큼 판매량이 올라오고 있고, 노트 시리즈의 정체성인 '대화면'과 'S펜'은 갤럭시 S 시리즈 등 다른 플래그십 라인업에 흡수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반도체 부품 부족 현상까지 겹치며 노트 시리즈는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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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2 울트라\' 예상 랜더링 /사진=레츠고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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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시리즈의 정체성은 S 시리즈가 물려 받는다. 올해 갤럭시 S22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2 울트라'는 노트 시리즈 특유의 모서리가 각진 디자인을 채택하고 S펜을 내부에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며 일명 '갤럭시 S 노트'로 불릴 만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이끌어 온 양대산맥이 하나로 합쳐지는 상징적인 제품이 될 전망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S펜 특유의 사용성으로 인해 일명 '노트팬'으로 불리는 고정 팬층이 단단하기로 유명하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 단종설이 나올 때마다 반대 청원이 나올 정도로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번 갤럭시 S22 시리즈가 지난해 교체를 미룬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두 시리즈의 평균 판매량을 고려해 보면 단순 계산으로도 S20과 S21이 넘지 못한 판매량 3000만대 고지를 다시 넘을 가능성이 크다.

기대만큼 걱정도 크다

삼성전자가 기대를 걸고 있는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시간을 벌기 위해선 갤럭시 S 시리즈의 선전이 절실하다.

허나 시장에선 애플 아이폰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최신작인 '아이폰13'은 지난 4분기 판매량만 8000만대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공급 이슈로 미뤄진 구매 수요가 해를 넘기면서 상반기까지 아이폰13의 흥행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올 봄에는 새로운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SE' 3세대 제품을 새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2 시리즈의 성능이 아이폰을 비롯한 경쟁 제품보다 특출나게 앞서 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갤럭시 S22 시리즈의 새로운 '두뇌'로 기대를 모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200'은 일부 지역에만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을 비롯한 주력 시장에 탑재될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역시 전작부터 제기된 발열에 의한 성능 저하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노 사장은 특히 갤럭시 S22 출시에 앞서 공급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처럼 공급 차질로 인해 초기 흥행 분위기가 꺾이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최근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및 운임 비용 증가 등으로 생산 단가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9만9900원의 기본 모델 출고가를 높이지 않는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노 사장의 강한 의지가 '갤럭시 S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 지, 다음달 '갤럭시 언팩'이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이유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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