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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푸틴 침공 명령 임박?…美 동유럽 파병으로 '억지력 강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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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동유럽에 5000명 병력 파견 검토…이르면 이번주 내로 결정할 수도

러 침공 위협 커지면서 기존 전략 중대 전환점 맞을 수도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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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발트해와 동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에 군함과 항공기를 포함해 수천 명의 미군 병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행동은 최근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해 절제된 입장을 취하던 기존 전략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군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문턱에 훨씬 가깝게 이전할 수 있는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이 선택지에는 동유럽 국가에 1000~5000명의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으며, 상황이 악화되면 그 수를 10배까지 늘릴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빠르면 이번 주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벨라루스에 러시아군을 주둔시키는 것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위협을 증가하면서 전력 증강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 서부에 150명의 군사고문단을 배치하고 있다. 또 폴란드에는 미군 4000명과 나토군 1000명이 주둔해 있으며 발트해 국가에도 4000명의 나토군이 배치돼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외교를 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방위력을 증강해 억지력을 높이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공격 행위를 재개하면 나토도 자체 증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고려된 군사 옵션 중에 어떤 것도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주둔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여름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철수한 이후 또다른 분쟁이 싫어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세력을 지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포함한 나토 동부 측면에 수천 명의 미군 배치는 서방군사 동맹이 러시아 국경에 점점 더 가까워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피하려는 시나리오라고 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키예프에 있는 미국 대사관 직원 가족에 대한 철수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는 데 따른 조치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미국 정부가 직접 고용한 인력의 경우 자발적인 출국이 허용됐다. 우크라이나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는 상업용이나 민간용 등 이용 가능한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 지금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국무부는 미국인들에게 러시아 여행을 자제하라는 여행경보도 발령했다.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계속되는 긴장에 따라 러시아로 여행하지 말라"며 "미국인들은 '괴롭힘'에 직면할 수 있으며 미국 대사관은 미국 시민을 돕는 데 제한된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은 그 지역에 보다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그가(러시아가) 움직인다면 우리는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병력 등을 늘릴 것"이라며 이들은 나토의 일부라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이달 세르게이 쇼우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은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고려하고 있는 정확한 병력 증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양국 국방장관 통화를 한 시점인 지난 6일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을 더 자제하려 했을 때였다며 하지만 양국 외무장관의 성공적이지 못한 회담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제재와 같은 외교적 옵션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군사적 지원 확대, 이 지역에 대한 미군 주둔 등 강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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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왼)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22년 1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회담 시작 전 인사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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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 국방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담당했던 에블린 파르카스는 "이는 러시아가 나토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군을 갑자기 주둔시킨 것에 대한 대응"이라며 "러시아는 자국의 군사 배치가 상황을 악화하고 모두의 위험을 가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과 나토 정책을 담당했던 전 국방부 고위 관료인 짐 타운센드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푸틴을 저지하게는 너무 늦었다"며 "러시아가 몇 주안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5000명은 미국과 동맹이 치러야할 더 큰 주둔의 계약금이 될 것이며 서유럽은 다시 한번 무장캠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관계자들은 현재 검토 중인 지상군 증원 병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전·현직 사령관들은 더 많은 방공병, 공병, 물류, 포병부대를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상군 외에도 이 지역에 항공기를 보내는 것을 승인할 수 있다고 했다.

미 의회 외교위 소속 마이클 매콜 공화당 의원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가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폴란드, 발트해 국가, 루마니아, 불가리아에서 합동훈련을 해야 한다"며 "지금 (푸핀은) 우리가 진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국경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 관리들은 이런 움직이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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