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 울산공장 화재 19시간여 만에 '초진'···소방당국 "완전진화는 시간 걸려"

[경향신문]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에서 지난 23일 오후 발생한 불은 19시간여 만인 24일 오후 1시55분 초기 진화됐다.

강한 바람이 부는 데다 불이 난 공장 내부에 인화성 물질과 섬유제품이 많이 쌓여 있어 완전진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다행히 불길이 다른 공정이나 인근 공장지대로 더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화재 초기 진화활동에 나선 공장직원 2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치료를 받았다.

불은 지난 23일 오후 6시55분쯤 울산시 남구 매안동 소재 효성티앤씨 공장 건물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공장내 방사동(생산동) 지하 1층∼지상 6층(연면적 2만7141㎡)이다. 소방당국은 이 건물내 지하 1층 나일론 생산설비의 동력 공조설비에서 시작된 불길이 ‘덕트(공기나 액체 등이 흐르는 통로)’를 타고 건물 상층부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불은 공장 건물에서 인접한 완제품(나일론 실) 보관 창고로 옮겨 붙으면서 확산했다. 불길은 24일 오전 8시15분쯤 대형 방사포 시스템이 현장이 투입되면서 조금씩 누그러졌다. 소방대는 이날 오후 2시쯤 큰 불길이 잡히자 공장내부로 인력을 투입해 잔불정리에 나섰다. 하지만 공장 내부에 아직 불씨가 많이 남아있는데다 바람도 여전히 강하게 불어 불길이 다시 번질 우려도 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소방당국이 24일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화재발생 17시간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울산소방본부 제공

앞서 소방당국은 23일 오후 7시40분 관할 소방서 인원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데 이어 오후 10시36분에 인접 소방서의 소방력을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또 부산·경남·경북소방본부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현재까지 인력 650명, 장비 80대, 울산소방 및 산림청 헬기 4대가 동원됐다. 소방당국은 주변 공장으로 불길이 확대되는 것을 막으면서 최초 발화지점에 대한 진화작업에 주력했다.

소방 관계자는 “강한 바람에다 화재지점 주변에 인화성 물질과 제품들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완전 진화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진화작업이 끝나는대로 구체적인 화재원인과 피해규모를 산출할 방침이다.

앞서 울산남구청은 이날 오전 6시29분쯤 ‘효성티앤씨 공장에서 불이 나 진화작업이 진행 중이니 인근 지역으로 출근하는 차량은 우회하라’는 문자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효성티앤씨는 나일론·폴리에스터 원사와 직물·염색 가공제품 등 섬유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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