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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초코과자 소년, 베이징에서도 '최초'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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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피겨 국가대표 차준환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입상을 꿈꾸고 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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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과자 소년'이 또 한 번의 '최초'에 도전한다. 차준환(21·고려대)이 베이징 겨울올림픽 '톱 10'을 바라본다.

차준환은 23일(한국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74.26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1위(98.96점)에 올랐던 차준환은 총점 273.22점을 받아 도모노 가즈키(일본·268.99점)를 제쳤다. 차준환은 2009년 김연아(32)가 이후 한국 선수로는 1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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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륙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차준환.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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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륙 선수권은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미국, 일본 등 피겨 강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대회에 2진급을 파견했다. 네이선 첸(미국), 하뉴 유즈루(일본) 등이 불참했다. 하지만 차준환은 쇼트와 총점에서 개인 최고점을 받으면서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한국 피겨는 '피겨 여왕' 김연아 전후로 나뉜다. 한국은 김연아 등장 이후 '연아 키즈'들이 등장하면서 세계 무대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부분 여자 선수들이었고, 남자 선수들은 톱 레벨과 거리가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바꾼 게 차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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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때 초코과자 모델로 광고에 출연한 차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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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은 초등학교 때 3회전 점프를 모두 마스터한 뒤에는 '남자 김연아'로 불렸다. 특이한 이력도 도움이 됐다. 커다란 눈, 진한 쌍꺼풀의 차준환은 TV광고 모델과 아역 배우로 활동했다. 6세 때 출연한 '초코과자' 광고도 유명하다. 8세 때 피겨에 입문한 차준환은 연기 경험과 어렸을 때 배운 음악, 현대 무용 덕분에 특출난 표현력을 선보였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16년엔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그랑프리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했다. 주니어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최연소 4회전(쿼드러플) 점프에도 성공했다. 2015년부터는 김연아와 함께 했던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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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차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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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올림픽인 2018 평창 대회에선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성적인 15위에 올랐다. 올림픽 이후 열린 2018~19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키가 자라는 탓에 1년에 10개가 넘는 부츠를 갈아시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겨냈다.

두 번째 올림픽 준비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코로나19로 오서 코치가 있는 캐나다로 건너가지 못했다. 2020~21시즌엔 국제대회에 거의 나서지 못했다. 국내 스케이트장이 문을 닫는 통에 지방을 돌아야 했다. 차준환은 "혼자서 모든 걸 해야해 어려움이 있었다. 오서 코치님과는 1년에 한 두번 만난 게 전부"라고 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10위에 오르며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2장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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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선수권 정상에 오른 차준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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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은 종합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피겨를 더 사랑하게 됐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그는 피겨를 위해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 리듬감을 키우기 위해 힙합 댄스를 익혔다. 최근엔 복싱도 배웠다. 주먹을 뻗는 동작이 점프를 할 때 회전 속도를 빠르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멘털도 더 강해졌다. 차준환은 "4년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스스로 단단해진 것"이라고 했다.

성패는 4회전 점프에 달렸다. 차준환은 쇼트에서 1회, 프리에서 2회 4회전 점프를 한다. 지난 종합선수권에선 세 번 모두 안정된 착지를 했다. 이번 4대륙 선수권에선 쇼트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시켰으나, 프리에선 쿼드러플 토룹 점프를 뛰지 못했다. 차준환은 "베이징에서 깨끗하게 실수 없는 연기를 하고 싶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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