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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오미크론에 위축되는 미국 경제…인력난, 생필품 부족, 물가상승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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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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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또는 가족의 코로나19 감염 때문에 직장에 결근한 미국 노동자 추이. 자료|미국 인구통계국,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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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위세를 떨치면서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화되고 있다. 본인이나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직장에 나가지 못하는 노동자가 폭증하면서 인력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으로 식품 등 생필품 생산이 제약을 받으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으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까지 끌어내렸다.

미국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에 나가지 못하는 노동자가 폭증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공개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29일부터 올해 1월10일까지 2주 동안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된 가족을 돌보느라 직장에 출근하지 못한 노동자가 880만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전체 노동자의 6%가 코로나19 때문에 출근하지 못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0년 중반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라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이 시간제 노동자 6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지난해 9~11월 아픈데도 출근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거의 3분의 2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노동자들의 결근이 잦고 아픔을 참고 일하는 노동자가 많다는 것은 가까운 시일 안에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당, 호텔 등 저임금 서비스 직종 종사자의 40% 가량이 유급 병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게되는 가운데 노동자들은 아픔을 참고 직장에 나가 돈을 벌거나 수입이 줄어드는 대신 집에서 쉬는 상황 사이에서 선택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 구인난을 겪는 고용주는 임금 상승 압박을 받는다. 또한 직원들의 결근이 늘어나면 생산 라인의 생산 능력이 제약을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미크론 변이 탓에 미국 슈퍼마켓에서 식료품 부족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면서 1월 둘째 주 미국 소매점의 식료품 재고율이 86%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특히 스포츠 음료와 냉동 과자, 냉장 반죽 등 일부 품목은 재고율이 60~70%까지 떨어졌다. 미 농무부 통계를 보면 쇠고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5%, 돼지 도축은 9%, 닭고기 생산은 4% 하락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일손이 부족해 식료품 생산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물류도 차질을 빚으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많은 노동자들이 출근을 하지 않으면서 1월 실업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노동력 부족은 단기적으로 임금과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5.6%에서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민간 전문가들의 예상은 더욱 비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6일 경제학자 및 시장 분석가 69명이 올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조사 때 전망된 4.2%보다 1.2%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민간 전문가들은 2022년 성장률은 3.3%로 전망했다. 역시 지난 조사 당시 3.6% 보다 하락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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