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년째 자취 감춘 '아저씨'를 찾습니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영화 <아저씨>에서 강렬한 눈빛 연기 선보인 원빈

90년대 중반 잡지모델로 데뷔한 이나영은 연예인들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작은 얼굴과 묘하게 풍기는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데뷔 초기만 해도 연기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던 이나영은 2002년 그녀의 인생작이 된 <네 멋대로 해라>를 시작으로 로맨틱 코미디 <영어완전정복>과 <아는 여자>에 잇따라 출연하며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구축했다.

2000년대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던 이나영은 2010년 드라마 < 도망자 Plan.B >와 2012년 영화 <하울링>을 끝으로 활동이 뜸해졌다. 2015년 배우 원빈과 결혼식을 올린 이나영은 같은 해 12월 아들을 출산했고 2018년 영화 <뷰티풀 데이즈>, 2019년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출연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지금도 CF를 중심으로 간간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뜸한 활동으로 대중들을 애태우는 이나영보다 더 대중들을 애태우는 이가 있으니 바로 그녀의 남편 원빈이다. 원빈은 2010년 마지막 영화를 선보인 후 2022년 1월까지 무려 12년 동안 관객들에게 신작 소식을 들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여전히 원빈이 출연하는 새 작품을 그리워한다. 그가 출연했던 마지막 영화였던 <아저씨>에서 보여준 강렬한 눈빛연기와 화려한 액션이 워낙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 <아저씨>는 2010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됐다. ⓒ CJ 엔터테인먼트



<아저씨> 끝으로 12년째 차기작 준비중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충청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원빈은 스무 살이 되던 해, 연기자의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오디션에 도전했다. 그렇게 단역배우생활을 전전하던 원빈은 신인을 찾던 디자이너 고 앙드레김의 눈에 띄어 그의 패션쇼에 출연하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7년 김희선, 류시원 주연의 드라마 <프로포즈>에서 개 산책을 즐기는 옆집 남자로 출연하며 연기자로 데뷔했다.

원빈이 그저 잘 생긴 배우가 아닌 연기자로 처음 인정 받은 작품은 긴 머리를 자르고 반항적이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주말드라마 <꼭지>였다. 그리고 같은 해 <가을동화>에서 한태석 역을 맡아 그 유명한 "사랑? 웃기지마. 이제 돈으로 사겠어.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냐?"라는 대사를 통해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2001년에는 장진감독이 연출한 <킬러들의 수다>에서 막내킬러 하연을 연기하며 스크린에 데뷔했다.

2002년 한일공동제작드라마 <프렌즈>에 출연한 원빈은 한 동안 활동이 뜸했다가 2004년 두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2월에는 11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세웠던 <태극기 휘날리며>에 출연했고 10월에는 신하균과의 형제 연기로 관객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던 <우리 형>을 선보였다. 두 편의 영화를 끝낸 원빈은 2005년 군에 입대했지만 이듬 해 6월 무릎수술로 의병 제대했다.

군입대와 의병제대, 재활 등으로 2년이 넘는 공백기를 가진 원빈은 2009년 봉준호 감독과 손을 잡고 <마더>에 출연하며 '연기도 잘 하는 배우'로 도약했다. 그리고 2010년 원빈은 이정범 감독의 <아저씨>에 출연해 6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원톱 배우'로 우뚝 섰다. 원빈은 <아저씨>를 통해 대종상과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 4개 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빈의 '최신작'으로 남아있다. 원빈은 <아저씨> 이후 수많은 캐스팅 제의를 거절하며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부족한 개연성도 화려한 액션에 묻혀
오마이뉴스

▲ 원빈은 <아저씨>의 셀프삭발 장면으로 많은 남성관객들을 자괴감에 빠지게 했다. ⓒ CJ 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정범 감독이 처음 <아저씨>의 시나리오를 쓸 당시 주인공 차태식의 연령대는 60대였다. 하지만 액션영화임을 염두에 두고 차태식의 나이는 40대로 조정됐지만 차승원, 김명민 등 40대 배우들의 캐스팅이 불발되면서 난항에 빠졌다. 이 때 원빈 측에서 시나리오에 관심을 보이며 다시 제작에 급물살을 탔다. 원빈은 차태식의 심리상태까지 분석했을 정도로 작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원빈은 <아저씨>에서 이정범 감독과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뛰어난 액션연기를 선보였다. 전당포를 운영하는 과묵한 옆집아저씨와 소녀 소미(김새론 분)의 관계가 지나치게 애틋하게 설정된 다소 부족한 개연성도 원빈의 화려한 액션에 묻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

<아저씨>에는 멋진 액션 장면들 외에도 여러 명장면들이 있지만 극장에서 관객들의 가장 많은 탄성을 자아내는 장면은 의외로 1분 여의 짧은 시간 동안 나오는 원빈의 '셀프 삭발신'이었다. 정돈되지 않은 부스스한 긴 머리를 거친 면도날과 이발기를 통해 자르며 각오를 다지는 이 장면 훗날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패러디되기도 했다.

<아저씨>는 원빈의 원톱 주연영화지만 소미 역의 김새론 역시 야무진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소미는 만석(김희원 분)과 종석(김성오 분) 형제에 의해 납치되고 장기매매 소굴인 개미굴로 가는 등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가 수 차례 있었지만 엄청난 강단과 생존력을 발휘해 위기를 벗어난다. 특히 태식과의 난투로 상처를 입은 람로완(타나용 웡트라쿨 분)의 이마에 반창고를 붙여준 것은 결과적으로 소미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신의 한 수'였다.

2006년 설경구와 조한선, 나문희 배우 등이 출연했던 <열혈남아>를 통해 데뷔한 이정범 감독은 두 번째 장편 영화 <아저씨>로 흥행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 받았다. 하지만 이정범 감독은 2014년 4년 만에 선보인 신작 장동건, 김민희 주연의 <우는 남자>가 전국 60만 관객에 그치며 흥행을 하지 못했고 2019년에 개봉한 이선균 주연의 <악질경찰> 역시 26만 관객에 머물며 슬럼프에 빠졌다.

김희원·김성오, 악역연기에 한 획을 긋다
오마이뉴스

▲ 김희원은 <아저씨>를 시작으로 드라마 <미생>,<송곳> 등에서 소름 끼치는 악역연기를 선보였다. ⓒ CJ 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액션 영화에서 주인공이 돋보이기 위해서는 악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저씨>처럼 어린이 유괴와 장기밀매, 마약제조와 유통 등 악질적인 범죄집단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주인공의 응징이 더욱 시원하고 통쾌하게 보이려면 악역이 관객들에게 큰 미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저씨>의 두 빌런 만석, 종석 형제를 연기한 김희원과 김성오는 화려하진 않아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캐스팅이었다.

만석은 <아저씨>를 만나기 전까지 단역을 전전하며 무명생활을 보내던 김희원이 연기했다. 동생 종석이 태식에게 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이성을 잃고 흥분할 정도로 가족애를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악행들이 용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형 만석이 그나마 폭력조직을 이끄는 두목답게 약간의 리더십과 사업수단을 보여준다면 김성오가 연기한 동생 종석은 언제나 마약에 찌들어 방탕한 생활을 한다. 물론 눈 앞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도 당장 자신의 명품셔츠에 튄 핏자국을 더 신경 쓰는 인간 쓰레기인 것은 마찬가지. 김성오 역시 <아저씨> 이후 인지도가 부쩍 올랐고 <시크릿가든>에서는 김비서를 연기하며 유인나와 달달한 멜로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저씨>에서 태식을 쫓는 구로경찰서 마약수사팀장 김치곤 역은 배우 김태우의 동생으로 유명한 김태훈이 맡았다. 김태훈은 선역인지 악역인지 좀처럼 구분하기 힘든 입체적인 얼굴을 가진 배우로 여러 작품에서 반전의 키를 쥔 인물로 출연했다. <아저씨>에서는 거칠고 터프하지만 태식과 소미를 같은 호송 차량에 태우고 태식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는 등 의외로 착한 면을 가진 반전 캐릭터를 연기했다.

양형석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