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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역대 2번째 규모' 확진자 폭증… 오미크론 우세종화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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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검출률 24일 50% 넘을 듯

“방역체계 전환 전국 확대 서둘러야”

세계일보

서울 용산역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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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규모가 이틀 연속 7000명대를 기록했다. 통상 주말에는 검사 건수가 감소해 확진자도 함께 줄어드는데 이번에는 이런 ‘삼저사고’ 현상도 깨지는 등 한국도 오미크론발 대유행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630명이다. 기존 역대 최다 기록인 7848명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7848명은 지난달 15일 일상회복 전환 직후 확진자가 폭증했을 당시 최대 수치였다. 18일 3857명까지 감소했던 신규 확진자는 오미크론 검출률의 증가세 속에 22일 7008명으로 늘었다. 주간 일평균 환자 수 추이에서도 1월2주(9∼15일) 3529명에서 1월3주(16∼22일) 5160명으로 1631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 7630명은 토요일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그간 주말은 검사 건수가 감소하고 확진자 수도 동반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 일간 검사량을 보면 평일 40만건대이던 것이 21∼22일 50만건대로 급증했다. 토요일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 나온 배경이다. 특히 검사량이 21일 56만3445건에서 22일 53만214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확진자 수는 계속 늘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0∼16일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73만명으로 전주 대비 20.0% 증가했다. 이런 해외 현황과 비교하면 국내 방역 현황은 양호한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16∼19일 확진자 중 오미크론 감염 비율이 47.1%에 달해, 지난주 비율이 나올 24일 발표에선 50%선을 넘길 것이 확실하다.

전문가들도 새로운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데 동의했다. 지난해 12월4주부터 직전 주의 감염자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오미크론 검출률은 주별로 1.8%→4.0%→12.5%→26.7%로 매주 두 배씩 증가하는 양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상전환 후를 5차로 보면 오미크론으로 인한 유행은 6차로 구분해야 적절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방역체계 전환에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국 단위 전환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다음 주면 오미크론 우세화는 완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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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도 길게 늘어선 줄 23일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두 번째인 763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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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검출률 1주새 2배로… 설 연휴 이후 80∼90% 전망

다음 달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수만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이 국내에도 본격 상륙한 데 따른 비상 상황이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이 심한 지역 네 곳에서 방역체계를 현행 ‘오미크론 대비 단계’에서 ‘오미크론 대응 단계’로 일부 시범 전환했다. 전국 단위 전환은 오미크론 확산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면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설 연휴 전에 80∼90% 수준의 전국적인 오미크론 우세종화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보다 속도감 있게 방역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9∼15일 오미크론 검출률은 26.7%로 전주 12.5%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어 지난 16∼19일 중간 집계에서는 검출률이 47.1%로 치솟았다. 지난해 말부터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감염자 비율을 확인하기 시작한 뒤 주별로 직전 주보다 두 배가량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대로면 24일 발표되는 1월 3주(16∼22일) 오미크론 검출률은 50%를 넘어서고, 설 연휴가 지나면 전국적으로 오미크론 감염률이 80∼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다음달 초중순이면 확진자 규모가 2만명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질병관리청은 모델링 결과, 3월 말이면 3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많은 광주, 전남, 경기 평택과 안성 네 곳은 26일부터 방역체계 전환에 돌입한다. ‘오미크론 대응 단계’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기에 앞서 해당 지역에서 시범사업 격으로 일부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다. 선별진료소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밀접접촉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소견서를 받은 사람 △신속항원검사 양성 확인자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 밖의 유증상자나 검사 희망자는 근처 병·의원 등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선별진료소는 광주 5곳과 전남 22곳, 평택 3곳, 안성 1곳이 마련됐다. 방역 당국은 4개 권역 30개 보건소에 25일까지 자가검사키트 3000명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 오미크론 대응 단계 시행안 중 하나인 격리기간 7일 단축(현행 10일)은 26일부터 전국적으로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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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복 입은 입국자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한 입국자가 방역복을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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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 탓에 오미크론 감염률이 설 연휴 전에 90%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광주, 평택 등 일부 지역은 90%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동부 지역의 우세종화가 남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다음주면 모두 90%를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난주 발표된 오미크론 검출률(47.1%)에서 한 주 더 지났으면 이미 우세종 아니겠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다 빠른 방역체계 전환을 주문했다. 엄 교수는 “오미크론은 주간 평균 확진자 등을 볼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방역체계를 전환하다 보면 전환이 완료된 시점에 감염자 비율을 압도하고 확진자는 1만명 정도 나올 것”이라며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변경되는 전환 지침과 관리 방안을 아직 현장에서 숙지하지 못했다”며 “빨리 변동사항을 알리고 보완점을 확인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단 점에서도 빠른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설 연휴 역시 오미크론 확산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없는 이동이 추가되는 만큼 접종률이 낮은 연령군 등에서 확진자가 더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엄 교수는 “현재 수준으로 설 연휴 이동이 많아지면 연휴를 마치자마자 3만∼4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이동이 최대한 자제되고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면 더 느려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설 연휴를 큰 변수로 고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교수는 “오미크론 전파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 예상한 정도보다 속도가 조금 더 빠르다고 볼 수 있다”며 “연휴 영향을 넘어설 만큼 오미크론 확산세가 클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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