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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LG엔솔 등에 업은 KB증권, 작년 수수료 한방에 벌었다…“올해 경쟁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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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신흥 강자로 올라섰다. 새해가 된 지 1개월도 지나지 않아 200억원에 가까운 상장 주관 수수료를 벌며, 작년 한해 동안 주관사로 참여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을 단번에 뛰어넘었다.

KB증권이 연초부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대표 주관을 맡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뿐 아니라 현대엔지니어링·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상장 주관 계약을 따낸 KB증권이 올해 IPO 시장에서 1위를 거머쥘 가능성이 큰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2파전’은 가열 양상을 띨 전망이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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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뱅·카카오엔터 등 굵직한 계약 따내며 선전

21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주관을 통해 얻게 된 수수료 수익은 196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로서 공모주 2조8050억원어치를 인수하며 해당 금액의 0.7%를 수수료로 가져가게 됐다. KB증권이 지난해 대표·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벌어들인 수수료(127억원)보다 약 70억원이 더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B증권은 이미 올해 장사를 끝낸 것 아니냐”며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 금액 12조75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어’인 만큼, 다들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주 규모가 워낙 큰 만큼 공동 주관사나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에도 상당한 수익을 안겨줬다. 이번 IPO의 공동 주관사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는 각각 98억원의 수수료를 벌었다. LG에너지솔루션 이전까지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크래프톤의 경우, 대표주관사의 수수료 수익도 54억원에 불과했다.

KB증권이 IPO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시가총액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형 공모주의 상장 주관을 따내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야심차게 도전했던 컬리 상장 수주전에서 배제되고 쓱(SSG)닷컴 주관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화재의 후폭풍으로 상장 일정을 미루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기존 강자(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가 삼등분해온 IPO 시장에서 꾸준히 영역을 넓혀나갔다.

실제로 KB증권은 지난해 기존 ‘톱3′와 비견할 만한 성적을 냈다. 각사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한국투자증권은 대표·공동 주관사 및 인수단으로 참여해 수수료 441억원을 벌었다. 미래에셋증권이 409억원, NH투자증권이 31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KB증권의 수수료 수익은 307억원이었다. 성과보수와 공모주 청약 수수료 등 부가 수익은 제외한 금액이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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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보수는 약정에 따라 주관사에 지급할 수 있는 부가 수수료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총 공모 금액의 0.3%(382억원) 안에서 주관사와 인수단에 성과보수를 차등 지급할 수 있도록 돼있다.

KB증권의 선전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 주관사를 맡아,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상단 기준으로 22억60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게 됐다. 기업 가치가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2차전지 분리막 업체 WCP의 상장도 대표로 주관한다.

◇ KB증권 1위 유력…미래·NH가 2위 놓고 경쟁할 듯

LG에너지솔루션을 등에 업은 KB증권이 올해 IPO 시장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어급 공모주들이 줄줄이 증시 입성을 대기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KB증권과 함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동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예상 시가총액 10조원)와 원스토어(2조원)의 상장도 대표로 주관한다. 그 외에도 교보생명(3~5조원), 컬리(6~7조원), SK쉴더스(4조원), SM상선(2조원), 오아시스마켓(1조원) 등의 대표 주관사다.

미래에셋증권은 KB증권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동 대표 주관사이며, SSG닷컴(10조원), CJ올리브영(4조원), 쏘카(2~3조원)의 상장도 대표로 맡는다.

아직 주관사를 정하지 못한 카카오모빌리티도 올해 IPO 시장 대어 중 하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를 이유로 정책당국의 제재를 받은 뒤 상장 절차를 중단한 바 있는데, 초기 투자사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요구에 다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상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8조~10조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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