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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높아지는 S존, 김진욱 괴물로 만들 수 있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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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혁명적인 변화와 마주하게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스트라이크 존 변화를 예고했다. 변화라기 보다 원칙에 충실한 방향으로 고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결국 제 자리로 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정지택 KBO 총재가 신년사에서 언급했을 만큼 의지가 강하다.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은 야구를 크게 바꿔 놓을 수 있다.

매일경제

하이 패스트볼이 강점이 있는 김진욱이 바뀐 스트라이크존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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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복잡한 설명을 제외하고 들어 보면 이번 스트라이크 존 변화의 핵심은 상하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이다. 높은 공이나 낮은 공이 공 하나 반개 정도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

이전 같으면 볼이 선언됐을 공이 이젠 스트라이크 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최근 타격 트랜드는 어퍼 스윙이다. 발사 각도의 중요성이 커지며 많은 선수들이 올려치기 위주의 스윙으로 바뀌고 있다.

어퍼 스윙 유형 타자에게 하이 패스트볼은 대단히 치기 어려운 마구다. 스윙 궤적과 공의 궤적이 겹치는 부분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롯데 2년차 투수 김진욱(20)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롯데 불펜의 많지 않는 좌완 자원인 김진욱은 올 시즌 돌풍을 몰고 올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투수다.

하이 패스트볼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은 김진욱에게 커다란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김진욱은 패스트볼의 상하 무브먼트가 좋은 투수다. 패스트볼 상하 무브먼트가 61.5cm나 된다. 리그 최상급의 무브먼트를 기록하고 있다.

상하 무브먼트가 크다는 것은 타자 앞에서 공이 떠오르는 듯한 느낌(실제로는 가라 앉음)을 줄 수 있음을 뜻한다. 하이 패스트볼 존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높은 존에 공을 던지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 김진욱의 릴리스 포인트는 무려 2.1m로 리그 평균인 1.85m를 훌쩍 뛰어 넘는다.

여기에 의외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 자신감이 크게 업그레이드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전에 볼이 되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 마운드에서 더욱 강력한 심장을 장착할 수 있게 된다.

A구단 전력 분석 팀장은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졌다고 해서 갑자기 김진욱의 구위가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간혹 하나씩 올라가는 스트라이크 카운트는 김진욱에게 대단히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순간 풀 카운트에서 던진 하이 패스트볼이 볼이라고 생각했지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볼넷이 삼진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김진욱은 이 승부를 통해 대단한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공 하나가 높아진다는 것은 김진욱을 괴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진욱은 지난해 45.2이닝을 던지며 무려 52개의 볼넷(고의 4구 포함)을 기록했다. 나가면 하나씩은 볼넷을 줬음을 뜻한다.

그 중 풀 카운트에서 내준 볼넷이 22개나 됐다. 이 중 절반만 하이 패스트볼을 이용해 삼진으로 바꾸면 김진욱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될 수 있다.

김진욱은 신인급 선수들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김경문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은 영건이다.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그가 가진 구위 만으로도 충분히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전 감독의 판단이었다.

올릭픽에서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복귀 이후 자신감이 업그레이드 되며 시즌 성적이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만큼 자신감이 김진욱에게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의 스트라이크 콜은 김진욱에게 바로 그 자신감을 안겨줄 수 있다.

높은 존의 패스트볼 비율이 높은 김진욱은 바뀌는 스트라이크 존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안 그래도 놀라운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다. SSG 추신수는 김진욱의 공을 "올 시즌 본 좌완 투수들 중 단연 최고"라고 했었다. 여기에 자신감이 더해진다면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 가늠할 수 없게 된다.

김진욱은 예상대로 괴물 같은 진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새 스트라이크존과 궁합이 실제 잘 맞아 떨어진다면 김진욱은 대단히 위력적인 투수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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