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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가격 싸보여도 주식 살 장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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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①]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머니투데이

20일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밝히면서 연초부터 국내 대형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NAVER, 카카오 등 시총 상위주들도 지난해 고점 대비 20~30%가 하락한 상황이다. 그러나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1분기까지 대외 변수가 많아 주가가 빠졌다고 살 장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저가매수보단 차익시 매도해야...급락 가능성 낮지만 변동성 장세 지속

올해 시장을 흔드는 주요 원인은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유동성 죄기다. 오미크론 출현으로 공급망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고유가, 임금 인상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태도도 일변했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인상은 별개"라고 말했지만 올해 3~4회의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대차대조표 축소까지 예고됐다.

윤 센터장은 "대외 변수가 많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추가 매수보다는 차익시 매도로 현금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코스피지수는 2800~3400포인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3월부터 3회를 예상하고 있다.

그는 "미국 시장의 경우 지난해에만 27%, 최근 3년간 80% 가까이 상승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간 늘려온 유동성을 줄이기 시작한 지금, 주식투자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여파가 델타 대비해서는 적은 상황이지만 공급망이 해소되고 인플레이션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개선될 지 데이터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만 버블 붕괴의 조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이익이 꾸준히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일각에서는 미국 명목 GDP(국내총생산) 대비 증시 시가총액 비율이 200%를 넘어서 버블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올해 미국 시장 예상 수익률은 4~5%로 10년물 국채 금리 대비 2.5~3%포인트 앞서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버블이 붕괴되면서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는 채권 금리가 주식 예상 수익률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금리가 올라 주도주들의 이익이 급격히 축소됐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이익은 8~9% 증가하고, 우리나라 코스피 이익은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네이버의 1회성 이익과 4분기 실적 시즌에 눈높이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성장 추정치는 0%나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윤 센터장은 "반도체 가격 및 수출 환경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는 상향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와 기업 이익이 상대적으로 탄탄하다보니 국내 주식 투자도 미국 거시경제와 관련된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미디어, 자동차 등 5개 업종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중국 경기와 연관이 깊은 산업재, 소재 등은 어려운 시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는 "선진시장과 우리나라 대형주 간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우리나라가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렸고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GM과 현대차를 비교해보면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실적이 탄탄한 기업들은 하반기에 기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액자산가 위한 비상장사 분석·ESG 컨설팅까지

주식 투자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비상장사 정보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비상장 기업 분석을 확대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벤처캐피탈(VC),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뿐 아니라 고액 자산가의 비상장 투자가 늘어나면서 혁신 기업, 산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 뿐 아니라 영문 보고서로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행사가 지난해 8월부터 한달에 한번씩 진행하고 있는 '코리아 스타트업 스케일업 데이'다. 올 1월에는 업계 최초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혁신상을 수상한 스타트업 11개 기업 임원을 초대했다. CEO(최고경영자) 등이 직접 나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비즈니스 전략 등을 소개한다.

윤 센터장은 "관련 행사에 총 1500명이 등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올해는 해외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ESG연구소에서는 기업의 ESG 분석 뿐만 아니라 경영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글로벌 기업 정보와 분석 틀을 세분화했다.

그는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을 이루는 협력사도 ESG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윤 센터장은 "전세계적으로 ESG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각국의 기준이 다르다보니 대기업이 아닌 이상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어렵다"며 "최근에는 혁신 기업들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 삼성증권이 벤처·스타트업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더 SNI 센터'와도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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