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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규칙적 균열… 광주 붕괴 아파트 ‘불량 레미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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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층 바닥 콘크리트 규칙적 균열

레미콘 ‘반죽 질기’ 검사 결과 붕괴사고난 2단지 3차례 불합격

붕괴 사고가 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바닥에 타설된 콘크리트 곳곳에 균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불량 레미콘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2일 언론에 처음 공개된 사고 건물 39층 바닥 사진을 보면, 타설된 콘크리트에 사각형 형태로 규칙적인 균열이 생겨 마치 보도블럭을 연상케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푸집에 변형이 생겼고, 그 틈으로 콘크리트가 새 나가면서 철근이 배열된 방향을 따라 ‘침하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일보

23일 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잔해제거 및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 발생 2주째를 맞는 24일부터는 남은 실종자를 찾는 수색·구조작업이 24시간 지속 체계로 전환된다. 2022.1.2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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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23일 “철근 배근(배열)을 따라 균열이 발생한 것은 콘크리트에 섞은 물의 양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39층 높이까지 콘크리트를 끌어올리기(펌핑) 쉽도록 ‘물-시멘트’ 비율을 높여서 생긴 블리딩(수분 상승) 현상”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물-시멘트 비율’이 높은 콘크리트는 강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거푸집과 동바리(가설 지지 기둥) 등에 작용하는 압력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물-시멘트 비율’은 시멘트 중량에 대한 물의 중량 비율이다.

붕괴 현장 잔해물에서 콘크리트 덩어리보다 가루가 많이 보이는 점도 콘크리트 품질 불량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최명기 동신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양생(養生·콘크리트가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일) 부실 탓도 있으나, 콘크리트 자체에 골재가 아닌 흙 성분 등이 섞여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물, 잔골재(모래), 굵은 골재(자갈)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만든다. 흙 성분이 들어가면 콘크리트의 접착력과 강도가 떨어진다.

감리보고서에도 레미콘 불량 정황이 보인다. 지난 10일 광주 서구청에 제출된 화정아이파크 감리보고서에 따르면, 레미콘의 ‘반죽 질기‘를 검사하는 ‘슬럼프(slump)’ 시험 결과 사고가 발생한 201동이 포함된 2단지는 3차례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한 업체 10여 곳을 압수수색, 공급 내역과 자재 불량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지난 21일 시작된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은 23일 크레인 상단부에 있는 조종실을 남겨둔 채 마무리됐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앞서 27t 규모 무게추와 타워크레인의 팔에 해당하는 ‘붐대’를 해체한 뒤 조종실도 제거하려 했다. 하지만 39층 거푸집 등을 제거해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조종실은 해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크레인 해체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24일부터는 실종자 수색·구조를 24시간 진행한다.

소방 당국은 22일 언론에 사고가 난 201동 내부를 처음 공개했다. 붕괴된 23~38층 내부에는 천장이 무너지고, 휘어진 철근과 콘크리트 잔해물 등이 위태롭게 쌓여 있는 등 처참한 모습이었다.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건물이 무너져 떡시루처럼 눌어붙었기 때문에 수색·구조 작업이 쉽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노동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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