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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판 이기려면 e판 잡아라…여야 대선 후보들 ‘게임 공약’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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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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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1’. 대선 후보들은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저마다 게임 관련 공약을 꺼내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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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민 보편적 문화생활로”
윤석열 “정책 핵심 게이머가 우선”
안철수 “게임 없는 세상 상상불가”

이용자 권익보호 강화도 ‘약속’
P2E 게임의 합법화엔 입장 갈려

“게임이 국민의 보편적 문화생활로 자리 잡게 하겠다”(이재명), “게임 정책의 핵심은 게이머가 우선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윤석열), “게임은 미래를 이끌 산업이다. 게임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안철수).

‘게임’이 대선 이슈로 등장했다. 이례적이다. 지금껏 게임 관련 공약이 대선 전면에 등장한 적은 없다. 오히려 게임은 학부모들에게 ‘눈엣가시’ 취급을 당하며 규제 대상으로만 여겨졌다. 그만큼 대선 주자들이 게이머를 존중하고 게임을 장려하겠다는 약속을 내건 건 파격적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규제가 풀릴 것이란 기대와 함께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한 ‘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 ‘최고 부동층’ 2030 잡아라

게이머들의 마음을 먼저 두드린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지난달 21일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1시간 가까이 토론하면서 게이머들과 접점을 만들었다. 지난 10일엔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을 출범해 P2E(플레이로 돈을 벌 수 있는 게임), ‘NFT’(대체불가능토큰), 메타버스 분야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게임이 국민의 보편적 문화생활로 자리 잡게끔 이용자의 편리와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게임 공약을 내놓고 게이머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전체 이용가’ 게임물을 본인인증 의무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12일에는 직접 온라인게임 경기장을 찾아 ‘대한민국 e스포츠 화이팅’이라고 적힌 응원 팻말을 들고 관람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전면에 게임 공약을 내세운 건 아니지만 게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등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즐겼던 게임을 공개하면서 “단순히 (2030 게이머들의) 표를 의식해서가 아니다. 게임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이고 미래를 이끌 산업”이라고 했다.

이처럼 대선 주자들이 게임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20·30대가 ‘강력한 부동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과거 젊은층이 진보적인 후보에게 우호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젠 자신의 실리에 맞는 후보를 선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국민 전체의 게임 이용률은 71.3%였고 이 중 20대와 30대는 각각 85.9%와 71.6%로 평균치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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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머 우선 정책 나올까

‘게이머’의 마음을 잡기 위한 공약도 구체화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공개 공약을 내걸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개봉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는 ‘뽑기형 상품’이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계속 구매하기 쉽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이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확한 구성 확률과 기댓값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윤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넘어 국민이 게임사를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약속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 선수단을 지원하고, 상무 e스포츠팀도 만들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e스포츠 지역연고제와 지역 경기장 설립을 약속했다. 안 후보는 e스포츠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면 병역특례 등 혜택을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도 나왔다. 이 후보는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기능 확대를, 윤 후보는 이용자 권익보호위원회 설립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게임 사기 근절을 위해 경찰청에 전담기구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 P2E게임 합법화될까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P2E게임 합법화 여부다. P2E게임은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아이템을 되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게임이다. 현재 한국에서 P2E게임은 불법이다.

P2E게임에 대해선 후보들 간 입장차가 있다. 이 후보는 논의를 적극 펼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해외 사례를 파악한 뒤 한국 상황에 맞게 정책을 손보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환전성이 가능한 게임에 대해서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게임업계는 논의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는 반기지만, 규제 완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표를 얻으려 게임을 이슈화하는 것이란 비판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 블록체인 기반 게임사 아이텀게임즈를 인수한 넷마블에프앤씨 관계자도 “한국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아직까지 한국에서 P2E게임의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국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다. 2020년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을 보면 한국(6.9%)은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시장이다. 현재 게임사들은 P2E게임을 글로벌, 한국용 두 버전으로 나눠 개발 중이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의 폐해가 컸던 터라 P2E게임 합법화를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P2E게임을 합법화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게임사만 돈을 버는 구조를 바꾸고 게임 이용자들도 아이템을 통해 합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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