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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중대재해법…보이는 곳만 안전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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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공사장 현장점검 가보니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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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앞두고
기업 ‘안전장비 확충’ 강조하지만
정면 눈에 띄는 곳들만 일부 개선
측면부 등 ‘난간 미설치’ 위험 여전
2인1조 근무조 편성도 안 지켜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 현장은 지금 난리도 아니에요. 특히 광주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더 긴장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콘크리트 타설 양생작업을 잘하고 있는지 점검을 나오기도 했다니까요.”

경기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만난 한 대기업 건설사 소속 안전관리팀장이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팀장은 “본사에서 압박이 계속 이어져 현장 안전관리 업무자들의 일이 많아졌다”고도 했다. 기자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협조를 받아 지난 20일 공사장 현장점검에 동행했다. 대기업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한 이 사업장은 약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었다. 공사금액이 50억원을 넘어 오는 27일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 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기도 하다.

산업재해가 계속 발생한 탓에 착공 전 공단에 유해·위험방지 계획서를 제출한 이 건설사는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장비를 대폭 늘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막상 점검에 나서자 기본적인 안전난간 미설치, 철근 전도방지 조치 미흡 등 유해·위험사항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공간 골조(뼈대) 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시설물에는 안전난간이 없어 추락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정면에서 보이는 곳들은 안전난간이 비교적 잘 설치돼 있는 반면 눈에 띄지 않는 측면부는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점(사진)도 지적됐다. 설치된 난간도 중간중간 간격이 벌어져 있어 발 빠짐 위험이 있었다. 또 철근을 조립하는 현장에는 철근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대 설치 등을 해야 하지만 무방비 상태였다.

근무조 편성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철근을 끌어올리는 양중작업은 자재를 싣는 작업자와 인양 시 신호를 주는 작업자가 2인1조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신호수 혼자 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인양되는 철근에 혹여 충돌할 위험이 있어 지상에서 신호를 관리하는 업무가 중요한데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단은 해당 내용들을 담아 6가지 시정조치를 내렸다. 안전난간 미설치로 인한 추락 위험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공단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부분은 비교적 잘 관리돼 있는 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귀퉁이나 사각지대에서 유해·위험요인들이 발견됐다”며 “크게 개선해야 한다”고 총평했다. 이어 “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타성에 젖어 있는 것 같다”며 “지적된 내용들을 보면, 할 수 있는데 못한 것들이 있었다.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사업장에서는 추락과 끼임 등 위험요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건설·제조업 등 사업장을 대상으로 13차례 진행한 현장점검 결과 2만7524곳 중 63%에 달하는 1만7335곳에서 기본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에만 점검 사업장 1100곳 중 절반이 넘는 617곳(56.1%)이 안전수칙 미이행으로 지적됐다.

특히 이달에 진행한 현장점검 사업장 중 공사금액 10억원 이상 규모의 건설업 475곳 가운데 246곳(51.8%)이 적발됐다. 또 50인 이상 제조업 사업장 665곳 중 216곳(39.8%)이 위험사업장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된다. 법 시행을 목전에 두고도 여전히 30% 넘는 사업장이 산재사고 발생 위험이 있는 것이다. 지난해 9~10월 추락과 끼임 예방조치, 개인보호구 착용 등 3대 안전조치를 다수 위반하거나 주말·휴일 작업 등 사망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단속했을 때에도 2665곳 중 882곳(33.1%)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된 바 있다.

노동부는 25일에도 현장점검에 나서며,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사업장에는 법 시행 관련 안내도 실시할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중 위험이 높은 사업장을 명확히 뽑아 밀착관리할 예정”이라며 “법이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꾸준히 점검에 나서고 컨설팅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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