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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27일 시행… 판사들도 '부담 백배' [법조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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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목 집중·양형 강화
어떤 판단에도 비판 여론 예상
사건 처리 전문·일관성 필요
울산지법, 전담 재판부 지정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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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최종적인 양형 판단을 내려야 하는 법원도 전담 재판부 지정 등 대응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법의 경우 처벌 수위가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보다 높아 사건을 심리해야 할 법관들의 부담감이 상당한 상황이다.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안인 만큼 어떤 판단을 내놓든 선고 형량에 대한 비판 여론을 피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도 '중대재해법' 채비 분주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라 전담 재판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관련 사건의 접수 및 예상 추이, 사건처리에 전문성, 일관성, 효율성 필요 정도 등에 관해 계속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재판부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법률 판단에서 일관성·형평성 시비가 일어날 소지가 많은 사건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사건 △유사 사건이 많아 재판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사건 등에 대해 전담 재판부를 구성할 수 있다.

대규모 공단을 관할하는 울산지법은 법 시행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형사3단독(김용희 부장판사)을 전담 재판부로 지정했다. 형사1부(이우철 부장판사)는 중대재해법 위반 항소 사건 및 산안법 항소 사건 전담 재판부로 했다.

판사 출신 김태규 변호사(변호사김태규법률사무소)는 "전담 재판부가 지정되면 노하우가 쌓여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업무처리를 좀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측면이 있어 전담 재판부 지정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이목 집중·양형 강화

그럼에도 법조계는 중대재해법 사건을 심리해 최종 양형 판단을 내려야 하는 법관들의 심리적·신체적 부담감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다. 법관들이 형사 사건 기피로 꼽는 요인들이 모두 중대재해법 사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법관들의 형사 기피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사법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법관 업무분담 및 그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법관 678명 중 75%에 달하는 508명이 민사사건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형사 사건을 선호한다고 답한 법관은 4.1%(28명)에 불과했다.

법관들이 민사 사건을 선호하는 데는 △양형에 관한 부담감이 적은 점 △검토해야 할 내용에 관한 부담이 적은 점 △형사사건보다 결론의 명확성이 보장되는 점 △언론 노출 부담이 낮다는 점 등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민사사건을 선호하는 이유는 그대로 형사 사건의 기피 이유에 적용된다.

법원 관계자는 "법관들은 사회적으로 이목을 많이 끄는 사건, 강력 사건, 재벌 관련 사건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낀다"며 "중대재해법 사건은 법리에 대한 해석과 그 기준을 어느 정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인지,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따라 재판 부담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산안법 대비 높아진 처벌 수위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동자 사망 사고에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산안법과 달리 중대재해법은 산재 사고로 노동자가 숨지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CEO)를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징역에 상한이 없고 징역과 벌금의 동시부과도 가능하다. 김 변호사는 "중대재해법은 기존 산안법과 비교했을 때 형량이 상상 이상으로 높아져 이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할 판례가 없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법원에 대한 긍·부정 평가가 자신에 대한 평가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문장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법관은 75.8%(514명)에 달했다. 판례를 만들어가야 하는 법 시행 초반에는 어떤 판단을 내놓든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법무부의 요청이 정식으로 들어오면 양형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형기준은 법관들의 형을 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다. 구속력은 없지만, 양형기준을 이탈하는 경우 판결문에 양형기준을 별도로 기재해야 해 양형기준 준수율은 90%를 웃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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