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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개 연료전지 모듈 ‘빽빽이’…수소로 전기·온수 ‘친환경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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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발전 신인천빛드림 발전소 가보니

설비용량 80㎿…단일단지 세계 최대

수소·산소 화학반응 통해 에너지로

매년 미세먼지 2.4t 흡수 효과도

수도권 25만가구에 전력 보내고

청라지역 4만4천가구에 온수 공급

신재생 의무공급량 22% 차지하나

아직은 초기단계인데다 비용 높아


한겨레

인천시 서구 장도로에 위치한 한국남부발전 ‘신인천 수소연료 발전 단지’에 연료전지 더미가 가로세로로 배열돼 있다. 남부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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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에 닿기 직전 다리를 건널 때 하늘로 줄줄이 솟은 굴뚝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굴뚝마다 수증기가 하얗게 피어올랐다. 유해물질을 걸러낸 ‘백무’(수증기)라고 해도 시각적으로는 굴뚝에서 치솟는 연기 같아 보였다.

정문 앞에 도착한 자동차가 두 갈래 길 중 오른쪽으로 접어들자, 미리 연락을 받은 듯 안내인이 “남부발전 찾아온 것 아니냐”고 했다. 그렇다고 하자, 잘못 들어왔다며 왼쪽을 가리켰다. 오른쪽으로 ‘서인천발전본부’라는 푯말이 보였다. 왼쪽엔 ‘신인천빛드림본부’라고 표시돼 있었다. 정문을 공유하는 모습은 한국전력에서 발전 자회사들이 갈라져 나온 역사와 얽혀 있다. 큰길 가운데 늘어선 막대형 분리대를 중심으로 나뉘어 있는 두 조직은 소속 회사가 다르다. 서인천발전본부는 한국서부발전 소속이다.

인천 서구에 자리잡은 한국남부발전 신인천빛드림본부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방문한 19일, 아침부터 눈이 내려 일정 하나를 취소해야 했다. 설비용량 80㎿급으로 단일단지 기준 세계 최대라는 연료전지발전소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엔 올라갈 수 없었다. 눈 때문에 위험하다고 했다.

연료전지 더미(스택 모듈) 142개가 가로 세로로 나란히 배열된 발전소 현장에 발을 들여놓기 전 ‘연료전지 통합제어실’이라고 쓰인 건물에 먼저 들렀다. 전기부 소속 연료전지 담당 임준혁 차장은 “(발전소) 현장의 설비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내리도록 하는 관제실 기능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제어실 한쪽 벽면에 복잡한 회로 모양의 안내도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었다. 연료전지를 통한 전기 생산 과정과 발전소 전경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화학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얻는 장치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 것과 반대 방향이다. 이곳 발전소에서 수소를 연료로 삼아 전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의 첫 단계는 ‘개질’이다. 액화천연가스(LNG)에서 탄소를 떼어내 수소를 만들어내는 화학반응 작업이다. 여기에 쓰이는 액화천연가스는 신인천빛드림본부에 같이 포함돼 인접해 있는 엘엔지복합발전소에서 조달받는다. 수소는 연료전지로 이동해, 송풍기와 에어히터를 거쳐 빨려들어 온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전기를 만들어내고 물로 바뀐다.

남부발전 쪽은 “수소연료전지는 일반적인 발전기와 달리 전기 생산 때 고온 연소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적게 배출한다”고 설명한다. 남부발전에 따르면, 질소산화물 배출량(㎿h당)이 복합발전은 42g, 연료전지 쪽은 6g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기준으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배출량은 각각 9g, 0g이다. 오염된 폐수를 발생시키지 않고, 공기 중 산소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필터로 걸러낸다는 점도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발전소 현장에 들어가려면 안전모를 반드시 쓰게 돼 있다. 고압의 전기시설인 데다 자칫 부딪히기 쉬운 철제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철제 울타리로 둘러쳐진 시설 곳곳에 노란색 바탕에 까만 글씨로 ‘특고압 통전 중’ ‘감전 주의’ ‘제한구역’ 따위의 글귀가 붙어 있다.

울타리 넘어 시설 구역에 진입한 뒤 철제 계단을 오르자 아름드리 굵기의 둥그런 배관이 지나가고 있었다. 현장에 동행한 조유리 차장은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열로 물을 덥혀 공급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로 전기와 함께 열(온수)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조 차장은 ‘청라에너지’라고 적혀 있는 건너편의 건물을 가리키며 “저기서 섭씨 40~60도의 물을 보내오면 105도 수준으로 상승시켜 공급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관을 만져보니 뜨겁지 않고 미지근했다. 내부에 별도 장치를 두고 보온재로 감싸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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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부발전 ‘신인천 수소연료 발전 단지’. 인천 서구 장도로 57에 자리잡고 있다. 남부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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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연료전지발전소 면적은 1만1095㎡에 이른다고 한다. 사방 100m 조금 넘는 크기로 국제경기 기준 축구장 넓이의 1.5배가량이다. 2017년 1단계 사업 시작 뒤 지난해 10월까지 4단계에 걸쳐 3400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직접 들어가 본 곳은 1단계 설비로 2.5㎿짜리 8개 스택 모듈이 들어 있다고 했다. 2단계 설비는 0.44㎿급 42개, 3·4단계에는 각 0.44㎿ 46개가 설치돼 있다. 스택 모듈은 양극·전해질·음극으로 접합된 셀(cell)을 쌓아 구성한 연료전지 본체를 말한다. 142개 스택 모듈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작은 발전소 구실을 한다.

1단계와 2~4단계 설비에 배치된 스택 모듈은 크기와 모양에서 많이 달랐다. 연료전지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2~4단계 쪽은 1단계 설비와 달리 개질기, 인버터(직류→교류 변환) 따위가 본체와 함께 둘러싸여(패키징) 밖에서 보이지 않게 돼 있는 형태다. 1단계 시설의 연료전지는 용융탄산염형(MCFC), 2~4단계 시설에 들어 있는 것은 인산염형(PAFC)이라고 한다는데,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 알아듣기 어려웠다. 전해질, 반응 온도, 출력, 효율이 다르고 각각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연료전지 주 기기 공급사는 1단계 때 미국의 퓨얼셀에너지(FCE), 2~4단계는 두산퓨얼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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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로 만들어진 전기는 인버터(전력변환기)를 통해 직류에서 교류 상태로 바뀐 뒤 발전소 바로 옆에 있는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시설로 모인다. 이어 승압 과정을 거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는 ‘스위치 야드’로 이동해 한국전력 전력망으로 흘러간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10월 4단계 시설까지 준공에 이른 이 연료발전소를 통해 “수도권 25만 가구에 친환경 전력을, 청라지역 4만4천 가구에 온수를 공급하면서 분산형 전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기 생산 과정에서 매년 2.4t의 미세먼지를 흡수해 70만명가량이 호흡할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수소연료발전은 정부의 수소 경제 비전에서 현대자동차 중심의 수소차 프로젝트와 더불어 한 축을 이룬다. 이는 2050 탄소 중립 목표와 연관돼 있기도 하다. 수소 경제 분야는 한국과 일본이 선도하고 있어 국내 최대가 곧 세계 최대인 경우가 많다.

남부발전은 인천 지역에 이어 강원 영월에 곧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할 예정이며, 부산 지역에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연료전지 발전 용량을 1GW(1000㎿)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 외 발전사마다 설비용량 20~30㎿급 연료전지발전소를 3~4개씩 구축해놓고 있다. 지난해 7월 준공된 서부발전 서인천본부 연료전지발전소의 용량은 76㎿급으로 비교적 커 신인천빛드림에 버금가는 규모다. 연료전지 발전소 전체 용량에선 한국수력원자력이 앞서 150㎿(20~58.8㎿급 4개)에 이른다.

수소 경제 전반이 그렇듯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 또한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얼마나 성공적일지 알 수 없다. 남부발전의 연료전지발전소가 세계 최대라 해도 이 회사 전체 발전 설비의 0.7% 수준일 정도로 미미하다.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 중 22%(1217 kREC/ 5537 kREC)가량 차지했다는 게 그나마 의미 있는 수치로 꼽을 수 있겠다.

비용면에서 불리하다는 단점도 있다. 남부발전에 따르면, 건설단가는 엘엔지 복합발전 104만2천원(㎾당), 연료전지 587만3천원이다. 발전원가도 복합발전 126.86원(㎾h당), 연료전지 248.58원으로 연료전지 쪽이 불리하다. 미래형 자동차의 주된 흐름이 전기차 쪽으로 형성되는 분위기 또한 수소 경제 구상에 대한 의구심을 더하는 요인이다.

강경성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장은 이에 “수소차나 수소연료전지 모두 ‘분산 에너지’ 성격을 띠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앞서 나가는 우리가 손 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분산 에너지는 에너지 사용 지역 인근에서 생산·소비된다는 뜻이며, 전통적인 중앙집중형 전력 수급 시스템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강 실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도 전기차는 근거리, 수소차는 대형 장거리에 유리해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을지 몰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료전지는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의 약점인 간헐성(날씨 여건 따라 들쑥날쑥한)을 보완해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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