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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또 용산·태릉·김포냐?"..어디서 본 듯한 '이재명표 공급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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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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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전국에 총 311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서울은 용산공원 등 부지 개발을 통해 107만호를, 경기도·인천은 김포공항 인근 부지와 경인선 지하화 등으로 111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2022.1.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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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선 후보가 서울 48만 가구를 포함해 전국에 105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용산·태릉 등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는 지역이 일부 포함됐을 뿐 아니라 막대한 사업비, 오랜 사업기간 등으로 번번이 좌절됐던 공급안이 대부분이어서다.


용산공원, 공사 착수까지 한참 걸려‥현재 주택 수요 흡수 못해

이 후보는 23일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며 서울시 내 추가 주택공급 부지로 △김포공항 주변(공항존치) 8만 가구 △용산공원 일부 부지와 주변 반환부지 10만 가구 △태릉·홍릉·창동 등 국공유지 2만 가구 △1호선 지하화로 8만 가구 등을 꼽았다. 당초 김포공항을 이전해 20만 가구를 공급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일단 공항을 존치한 채 주변에 8만 가구를 짓겠다고 선회했다. 용산공원 부지와 태릉 일대 신규택지, 1호선 지화화 등을 통해 줄어든 물량을 보완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들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상존한다. 대부분이 여러차례 좌절된 이슈들인데다, 실제로 추진된다고 해도 주택이 공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 당장의 주택 수요에는 대응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용산공원 주택공급 계획은 주요 주택공급 방안 발표를 앞두고 정부 안팎에서 매번 논의 대상에 올랐다. 작년 8월에는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용산공원조성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고 용산 미군 반환부지 60만㎡에 공공주택 8만가구를 짓는다는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여기에 2만 가구를 더해 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산공원의 경우, 빨라도 2030년은 돼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어 현재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공급 방안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2025년 완료된다고 해도 부지 반환, 환경 및 토양오염 조사, 지하수와 토양정화 등에 5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서 미군기지 부지 전체를 100% 공원으로만 조성하도록 한 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난제다. 정부가 5·6 대책과 8·4 대책에서 발표한 용산정비창(1만 가구), 캠프킴 부지(3100가구) 등도 1년 반이 넘도록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2020년 말 반환 받은 캠프킴 부지는 정화 작업에만 2년 더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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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4 주택공급 대책에서 공급 후보지로 선정된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일대 전경. /사진제공=뉴스1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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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두 손 들었던 태릉, 추가공급 사실상 불가능

공약에서 2만 가구가 계획된 태릉·홍릉·창동 일대 주택공급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약에 구체적인 부지가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앞서 1만 가구 공급을 계획했던 태릉골프장 부지만 해도 주민 반발로 공급 규모가 대폭 축소된 상황에서 태릉 일대 추가 공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김포공항을 존치한 상태로 8만 가구 공급이 가능하냐는 점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항 인근 개발이 어려운 이유가 고도제한 때문인데 공항을 이전하지 않은 채 고도제한을 완화할 경우, 안전 문제와 부딪힐 수 있다. 공항과 인접한 인천 계양지구, 부천 대장지구의 경우 고도제한 적용을 받아 15층 이상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

1호선 지하화 역시 용산공원 만큼이나 자주 언급돼온 사안이지만 현실 가능성이 낮아 번번이 좌절됐다. 막대한 사업비와 공사 기간 동안 유발될 수 있는 교통난 등이 문제다. 2013년 서울시 용역 결과에 따르면 지상철 지하화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예산은 38조원으로, 이 중 국철 구간 지하화에만 32조60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공약 현실화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 "임기 내 가능하냐 하면 당연히 쉽진 않겠지만 현재 (시장이) 과매수 상태인 만큼, 정부 계획에 의해 충분한 물량이 확정적으로 공급된다는 확신을 주는 게 주택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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