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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선명해진 심상정의 ‘복귀 후 1주일’…위로 꿈틀대지 못한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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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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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제대로 성찰하고 일어나겠다”며 대선 레이스에 복귀한 지난 1주일 행보는 젠더·노동·기후위기 문제에 집중됐다. 진보적 의제에 대한 선명한 입장을 부각시키며 ‘심상정다움’을 피력한 모습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지지율은 5% 미만에 정체해 있어 향후 진보진영 ‘금기 깨기’ 행보와 TV토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심 후보는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중단했던 공식 일정을 17일 재개하며 “가치와 원칙은 더 선명하게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23일까지 1주일 간 행보는 젠더·노동·기후위기 같은 진보진영 의제에 천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심 후보 활동은 젠더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비공개로 만나 “사법적으로 이미 판단이 끝난 사안인데 결과적으로 아픈 상처를 헤집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녹취파일에 나온 미투 폄훼 발언을 두고 공방을 일삼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판한 것이다. 심 후보는 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 방송에 출연해 “정의당은 여성·남성·성소수자 등 모든 시민들이 존중받는 페미니즘 정당”이라고 말했고, 지난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아 6년전 살인사건 피해 여성을 추모했다.

복귀 후 첫 일정으로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을 찾아 6년전 사망한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 김군을 추모한 심 후보는 노동 정체성도 강조했다. 지난 19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서는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떨칠 때가 됐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에 따른 기업의 안전 책임 강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주 4일제 시행 등을 강조했다. 각종 규제 완화를 강조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친기업 행보와 차별화됐다.

그밖에 심 후보는 지난 18일 주한 독일대사와 대담을 갖고 녹색당을 방문해 기후위기 의제를 부각시켰다. 지난 19일 보건의료노조 토론회와 지난 22일 의학 유튜브 방송을 통해 ‘병원비 완전 100만원 상한제’ 등 보건의료 공약을 제시했다. 이러한 진보의제 중심 행보의 영향으로 지난 21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탈당 2년만에 복당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심 후보가 “지지율이 안올라서 마음이 더 바쁘다”(지난 22일 유튜브 방송)고 말할 정도로 지지율은 정체 상태다. 전국지표조사(지난 17~19일)와 한국갤럽 조사(지난 18~20일)에서 모두 3%를 기록해 지난주와 같았다. 이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지난 21~22일)에서는 전주보다 1.2%포인트 하락한 2.4%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당내에서는 “1주일 간 행보가 여론조사에 전부 반영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정의당은 진보 의제 중심 행보와 ‘진보 금기깨기’ 논의를 통한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심 후보는 오는 24일부터 ‘지워진 사람들’로 이름 붙인 민생 현장행보를 통해 사회적 취약 계층을 잇따라 만난다. 심 후보가 “낡은 진보의 과감한 혁신”을 선언하며 논의를 시사한 ‘성역화된 진보 의제’로는 정년 연장, 연금개혁, 일부 기업의 노동자 자녀 특별채용 등이 거론된다. 자녀 특채는 최근 20·30대의 공정 이슈와 맞물려 ‘고용 세습’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종의 특혜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V토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본격적인 TV토론의 장이 펼쳐지면 정의당과 심상정이 가진 진면목을 다시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의당은 설 연휴 개최가 거론되는 이재명·윤석열 후보 양자 TV토론을 무산시키기 위한 총력전을 벌인다. 심 후보는 오는 25일 예정된 법원의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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