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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재건축 대어 '이촌한강맨션'의 68층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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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공사 ‘GS건설’ 확정

‘68층 가능성’ 잡음에
서울시 “현실성 없어”


경향신문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조감도|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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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장 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시공사로 GS건설이 최종 선정됐다.

한강맨션아파트재건축조합은 지난 22일 정기총회에서 총 조합원 697명 중 570명이 참석한 가운데 96%(547명)의 찬성률로 GS건설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하고,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주작업 등을 거쳐 오는 2024년 1월 착공에 들어가며 예정 공사기간은 36개월이다.

1971년 3월 구 대한주택공사가 중산층을 겨냥해 지은 최초의 고급 아파트인 한강맨션은 5층짜리 23개동 총 660세대로 구성돼 있다. 재건축으로 한강맨션은 지하 3층~지상 35층, 15개동 1441가구가 입주하는 대단지로 바뀐다. GS건설 측은 23일 “올해 마수걸이로 한강변 최고 입지의 단지를 수주했다”면서 “한강맨션을 한강변 최고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갈등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강맨션은 한강에 인접한 아파트로서는 상대적으로 고층인 35층으로 최종 설계가 확정됐지만 조합과 건설사는 여전히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GS건설은 조합측에 35층 설계안과 별개로 한강변 아파트 층수 규제가 풀릴 것을 전제로 한 68층 설계안을 조합에 제시한 바 있다. 착공까지 2년이 남은 만큼 정권교체 및 차기 서울시장 선거 등에 따른 변수를 고려한 제안인 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35층 룰’ 폐지 방침을 밝혔다. 오는 2월로 발표가 연기된 ‘2040 서울플랜’에는 높이 기준을 용적률별로 나누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변에 접한 아파트 단지 첫 줄 높이를 15층 이하로 제한한 ‘15층 룰’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규제완화를 노린 한강변 일부 재건축단지들이 다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2006~2011년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56층)’, 성동구 성수동 1가 ‘트리마제(47층)’ 등 초고층 아파트가 세워진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23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재건축은 서울시 정비계획 범위 안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면서 “서울시는 지금까지 68층 높이 재건축을 허락해준 적도 없고, 68층 증축이 허가되려면 정비계획부터 다시 세워하는 등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최고층수를 바꾸려면 정비계획단계에서부터 다시 추진해야한다는 얘기다.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어느 구역까지 개발할 것인지, 용적률은 얼마로 할 것인지 등을 정하는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정비계획이 결정되면 건축설계 역시 그 범위 안에서 가능하다. 최종 설계안은 서울시 건축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결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건축계획이 정비계획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즉 정비계획 안에서만 재건축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시 관계자는 “왜 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알 수 없다”면서 “이미 관련해 관할구청에 다시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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