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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으면서 아프다" '도토페' 성시경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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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MBC <놀면 뭐하니>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감성, 특별한 무대가 되다

오마이뉴스

▲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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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면 뭐하니>가 '도토리 페스티벌(도토페)'을 통하여 추억의 노래와 뮤지션들을 소환하며 뜻깊은 무대를 연출했다. 22일 오후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도토페 2부로 꾸며지며 양정승과 노누, KCM, 아이비, 성시경, 프로젝트 그룹 토요태(유재석 하하 미주) 등이 출연해 유쾌하면서도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양정승과 노누, KCM는 세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한 합동무대에서 '밤하늘의 별을'을 열창했다. 양정승은 "지금 너무 떨리고 감회가 새로워서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든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됐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정말 감사하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노누는 "리허설 할 때는 너무 좋았다. 그런데 뒤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옷을 이렇게 입고 오셔서"라며 돌연 KCM를 지목하며 차마 말을 잇지못했다. 사람은 나란히 블랙앤 화이트 콘셉트의 의상을 맞춰입고 등장했는데, KCM은 색깔은 맞췄지만 근육질 팔을 드러낸 부담스러운 민소매 의상에 회색 비니 모자를 착용한 언밸런스 패션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석은 KCM이 나오는 걸 보고 "김보성 형님이 오셨나 했다"고 고백했다. KCM은 "그 시절 추억을 다시 적셔보자해서 입었다. 그때는 늘 이렇게 입고 나왔다. 원래 민소매를 입는데 너무 허해서 급하게 옷을 찾아 팔을 잘랐다"고 해명했다. 이미주가 "그럼 사복을 입고 나오신 거냐"고 묻자, KCM은 "아니, 무대복이다"라고 답하며 서로 당황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웃음이 터진 유재석은 고개를 돌렸다가 화면에 떠오른 KCM의 과거 무대의상 사진을 보고 또다시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결국 KCM은 "(의상은) 저의 미스테이크(실수)였던 것 같다"고 인정하고 말았다.

세 사람은 각자의 근황을 알렸다. 양정승은 올해 3월에 '밤하늘의 별을' 콘서트를 기획중이라고 밝혔다. 노누는 '히키'라는 이름으로 꾸준한 음악활동을 예고했다. KCM은 MSG워너비로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하는 무대에 올라 2000년대 <무한도전> 시대에 발표했던 '키작은 꼬마 이야기'를 열창했다. 이어 섹시 디바 아이비가 등장하여 대표곡 '유혹의 소나타'와 'A-Ha'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여전히 변함없는 파워풀한 댄스 퍼포먼스와, 격한 안무에도 흔들리지않는 라이브 가창력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가 오랜만에 가요공연에 선 아이비는 첫 무대를 마치고 "너무 긴장이 되더라. 식은 땀이 막 나고, 너무 떨렸다, 혹시 실수할까봐 걱정됐다"라면서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아이비는 싸이월드 인기곡이었던 자신의 발라드곡 '이럴거면'을 부르며 댄스 무대 때와는 또다른 촉촉한 감성을 보여줬다.

엔딩 장식한 성시경 "좋으면서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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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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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하하, 미주가 팀을 이룬 프로젝트 혼성그룹 '토요태'가 '스틸 아이 러브 유'(Still I Love You)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순백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세 사람은 이들은 웃음기를 빼고 진지한 열창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의상 콘셉트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토요태는 '촌스럽다'는 지적에 발끈했다 유재석은 "KCM을 보고 용기를 많이 얻었다, 우리 너무 세련됐다 KCM에 비해서"라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무대를 장식하기 위하여 '발라드 왕자' 성시경이 등판했다. 성시경은 '좋을텐데',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성시경은 멤버들과의 인터뷰에서 무대에 대한 갈증을 고백했다. "2019년 12월 콘서트가 마지막이었다, 참다 못해 유튜브 개인채널에 노래를 시작했다"고 밝히며 "원래 저는 공연장에 와서 노래 봐주셨으면 하는 '꼰대'였는데 세상이 바뀌고 너무 힘드니까, 노래할 기회가 없지않나, 이런 좋은 기회에 불러주셔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재석은 사실 지난 방송에서 성시경이 건반 하나로 '띵곡 매들리'를 열창했던 장면을 회상하며 "성시경은 가수가 아니라 하나의 장르다, 하나의 브랜드같다"라고 감탄했다. 성시경은 멤버들의 요청으로 즉석에서 설치한 건반을 직접 연주하며 여러 히트곡을 열창하는 미니룸 메들리를 선보였다. '제주도의 푸른 밤', '희재', '차마',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등 성시경의 목소리로 풀어내는 달콤한 감성이 관객과 출연자들을 모두 촉촉하게 적셨다.

노래를 끝낸 성시경은 행복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성시경은 "마음이 되게 너무 행복하고 좋으면서 아프기도 하다. '다 같이'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못하니까, 항상 나쁜 일은 지나가고 우린 더 좋아질 테니까 조금만 더 버텨보면 좋겠다"고 모두를 위한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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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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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의 마지막 엔딩곡은 '거리에서'였다. 유재석은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곡이 "똥빠리라스"라며 성시경이 노래 부르는 모습과 발음을 우스꽝스럽게 흉내냈고, 성시경과 멤버들도 덩달아 맞장구를 치며 웃음을 줬다 성시경의 노래 속에 깊이 빠져든 관객들은 성시경이 무대를 마치고 퇴장한 뒤에도 한동안 앙코르를 외치며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다시 나온 성시경은 앙코르 곡으로 '두 사람'을 열창하며 '도토페'의 피날레를 따뜻하게 장식했다.

관객들은 모든 공연이 끝난뒤 "그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선물받은 기분이었다.""앞으로도 이 기분이 오래갈 것 같다"면서 여전히 무대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듯 행복한 모습이었다.

2000년대 특유의 '미니홈피' 감성 복원

<놀면 뭐하니>의 도토페 프로젝트는 2010년대 중반 <무한도전>에서 방영된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시리즈를 잇는 또다른 추억의 콘서트 기획이다. 토토가는 <무한도전>에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세 번의 특집을 거치며 1990년대 음악과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해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모았다.

사실상 <무한도전>의 계보를 계승한 <놀면 뭐하니>는 토토가 시절보다 지난 세월의 흐름을 반영하듯, 이번에는 2000년대의 대표 히트곡들과 뮤지션을 소환한 '도토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추억의 감성을 자극했다. 토토가가 1990년대 '아이돌 문화'와 댄스 퍼포먼스의 추억을 일깨웠다면, 도토페는 써니힐, 에픽하이, 윤하, 성시경, 아이비, 양정승, 노누 등의 뮤지션들을 통하여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요약되는 2000년대 특유의 '미니홈피' 감성을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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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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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통하여 추억의 복고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는 <무한도전>와 <놀면 뭐하니> 유니버스를 거치며 안정된 흥행공식으로 자리잡았다. <놀면 뭐하니?>에서도 유산슬-싹쓰리-환불원정대-MSG워너비 등은 모두 과거의 음악과 스타들을 활용하여 그 시절을 추억하는 대중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장기화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몇 년간 뮤지션과 관객들이 공연무대를 통하여 현장감있는 소통과 공감을 나누기 어려워진 사회 분위기속에서 도토페 무대는 '안방에서 즐기는 명품공연'으로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전한다.

아무래도 방역관리 등 현실적인 문제로 여러 가수들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그 시절의 추억의 회상한다거나, 관객들의 떼창 등에 제약이 따르면서 '토토가'나 '무도가요제' 시절만큼의 흥겨운 축제분위기가 나오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만일 <놀면 뭐하니>가 도토페 기획을 시즌제로 정착시킬 수 있다면, 코로나가 종결될 1~2년 이후에는 더 스케일을 키우고 관객참여형 무대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대형 프로젝트인 도토페가 막을 내리면서 앞으로 <놀면 뭐하니>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놀면 뭐하니>는 MBC 예능의 간판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최근 <무한도전> 시절부터 유재석과 함께 양대축으로 예능 유니버스의 실질적 창조주였던 김태호 PD가 도토페 기획을 끝으로 MBC를 떠나게 되며 프로그램의 성격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미 유재석 중심의 '부캐 유니버스'였던 초창기 서사에서, 최근 집단 버라이어티 구성에 가까운 '패밀리십'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엇갈린 평가, <무한도전> 시절로의 퇴행이라는 비판 등 고정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호불호가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예능으로 자리잡은 <놀면 뭐하니>가 포스트 김태호 시대와 도토페의 성공적인 종영이라는 변수를 맞이하면서 앞으로 어떤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나갈지 주목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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