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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붕괴 사고 여파로 열흘 새 12% 빠진 건설주…"HDC현산 빼고는 저평가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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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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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건설주 전체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건설현장 안전 관련 비용 증가가 확실시되면서 관련 종목들의 영업이익률 악화가 우려되면서다. 건설 관련 지수들은 10거래일 새 10% 내외로 급락했고 붕괴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반토막 난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는 HDC현산은 주가 회복이 어렵겠지만 다른 건설주들은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 코스피 건설업 지수 10거래일 새 12% 급락…코스피 낙폭의 4배 수준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종가로 107.73포인트를 기록했다. 붕괴 사고 발생 전날인 지난 10일(122.53포인트) 대비로는 12.07%(14.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또 다른 건설주 관련 지수인 'KRX 건설'도 같은 기간 709.7포인트에서 649.7포인트로 8.45%(60포인트) 급락했다.

두 지수의 낙폭은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 지수는 '코스피 은행'(-15.30%)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하락했고 KRX 건설 지수도 'KRX 자동차'(-9.83%) 다음가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926.72포인트에서 2834.29포인트로 3.15%(92.43포인트) 내린 점을 감안하면 건설 관련 지수의 낙폭이 약 2.7~3.8배를 기록한 셈이다.

◆ 하락 원흉은 붕괴사고 발생한 HDC현산…자산운용산도 '팔자'

건설 관련 지수가 급락한 배경에는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자리한다. 앞서 지난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가 붕괴되면서 작업 중이던 인부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이런 상황에서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건설업계의 고질적 문제점인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공사 진행이 지목되면서 건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센티멘털)가 악화된 점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특히 HDC현산은 10거래일 새 주가가 반토막 나며 센티멘털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일 2만5800원이었던 HDC현산 주가는 21일 종가로 1만4200원을 기록하면서 44.96%(1만1600원) 급락했다. 지난 17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들도 건설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HDC현산의 비중을 대폭 축소하는 추세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0일 4.04%였던 'KODEX 건설'에서의 HDC현산 비중을 지난 21일 2.41%로 조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200 건설'에서 4.95%에서 2.96%로, KB자산운용은 'KBSTAR 200건설'에서 4.95%에서 2.96%로 HDC현산 비중을 축소했다.

◆ 규제 강화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 우려로 다른 건설주도 약세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건설현장 안전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른 건설주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규제 강화는 비용 증가로 직결되는 만큼 센티멘털에 이어 펀더멘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업종 전체의 주가를 하락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7일 "중대재해처벌법과 별개로 건설산업 분야의 특성을 감안한 별도의 안전 관련법이 필요하다"며 "건설 발주, 설계, 시공, 감리 등 모든 과정에 안전관리 책임을 넣은 법인 건설안전특별법의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8일에는 '긴급 건설안전 점검회의'를 열고 건설안전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안전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건설사의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절기 콘크리트 타설 등이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불가 기간 추가와 점검 시간 및 비용 증가가 확실시되는 만큼 공사기간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공사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인건비 인상과 신규 착공 지연에 따른 실적 이연 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주요 건설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5~10% 수준인 상황에서 관련법이 시행될 경우 영업이익률이 코스피 평균(3분기 기준 7.7%)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 금투업계 "건설주 낙폭과대…HDC현산 제외한 종목은 저평가 구간"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센티멘털 악화와 공사비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률 저하 등을 감안해도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는 중이다. 사고로 인해 영업정지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HDC현산을 제외하면 기계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축비 항목 중 이번 붕괴사고를 계기로 비용이 상승할 수 있는 항목은 총 10가지로 전체 공사비의 25%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들 항목의 비용이 60~70% 상승할 경우 아파트 공사 마진은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현재 관련업종들의 주가는 이들 항목의 공사비가 2배 올랐을 경우에나 가능한 수준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건설사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부정적인 경우를 가정해도 주가는 현재 바닥인 만큼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붕괴사고 이후 사실상 전국 현장들이 안전 실태를 조사하고 있어 1분기 공사 진행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 순환이 지연되면서 신규 착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간 주택 매출액 및 이익률 추정치도 하향될 수 있다"면서도 "증가된 건축비가 분양가격에 전가될 가능성도 높다. 또 공사비용에 대한 압박은 자재 가격에 대한 상승 제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빈 기자 fueg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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