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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이재명 찍을까 윤석열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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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삼성 부당합병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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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3월9일 대통령선거에서 누구를 찍을까’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계의 최대 관심은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것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경영자이든 직장인든 두세명만 모이면,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각자의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에 따라 법인세 등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정책, 노동정책 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기업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누구를 찍을지도 큰 관심이다. 국내 1위 대기업 총수가 어느 후보를 지지할까라는 측면도 있지만, 이 부회장이 현재 유력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어느 정도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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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서초구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 차문중 소장 등 연구원들과 함께 간담회을 가졌다.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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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재용 구속으로 재벌해체 출발선에 서야”

이재명 후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등이 구속되면서 집권당이 된 민주당의 대선 후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 부회장은 청와대 행사에도 종종 불려가고 대규모 채용·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정부가 코로나 백신 부족으로 큰 비난에 직면하자,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백신 확보전에 뛰어 물밑에서 정부를 크게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파기환송심에서 재수감됐고, 가석방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금도 매주 목요일마다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에 출석하는 등 지금까지 100차례 넘게 재판을 받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는 개인적인 인연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후보는 지난달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해 “삼성이나 이런데서 기본소득을 얘기해보는게 어떻겠나. 사실 제가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그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이 부회장을 거론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사건으로 박영수 특검에 소환될 당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건희-이재용 일가의 편법·불법적인 경영권 상속 행위는 지난 40년간 반복됐지만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촛불민심은 박근혜 퇴진과 함께 재벌체제 해체를 요구했다. 그 출발은 재벌의 불법, 편법에 대한 엄중 처벌과 특권 해체여야 한다. 이재용 구속으로 재벌체제 해체의 출발선에 서야 한다”고 썼다. 얼마 뒤 이 부회장은 구속됐다. 한 재계인사는 “지금은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한 때 재벌해체를 강도높게 주장했던 이재명 후보를 이 부회장이 찍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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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팀 박영수 특검과 양재식 특검보, 윤석열 수사팀장이 2017년 4월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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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재용 4년간 3차례 구속영장 청구

그럼 이 부회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까. 두 사람은 개인적인 인연이 더 깊다. 윤 후보는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영입됐다. 박 특검은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징계받고 검찰 내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고검에 좌천돼 있던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를 ‘영입1호’로 발탁한 것이다. 특검 출범 직전 검찰에서 청와대의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강제모금 의혹’을 수사하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참고인 조사할 때만 해도 ‘현직 대통령의 강요에 따라 돈을 낸 피해자’였다. 특검 수사가 시작된 뒤, 이 부회장은 피해자에서 ‘뇌물 공여자’로 바뀌어 구속수감됐는데, 이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특검 수사 초기부터 미르재단 출연금 등에 대해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던 사람이 윤 후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부회장은 4년간 세차례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지는데(1·2차는 박영수 특검에서 이뤄졌음. 1차 기각되자 한달 뒤 재청구해 구속수감) 세번째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이다. 삼성물산 합병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정 등의 혐의로 2020년6월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졌는데, 당시 영장청구 검사는 윤석열 사단의 핵심 중 한명인 이복현 검사였다. 법원은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을 불기소하고 수사를 중단하라고 검찰에 권고했지만, 검찰은 기소를 강행해 지금까지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런 악연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를 찍는다면 정말 대인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유력 대선후보들과 이렇게 ‘인연’이 얽혀있는 재계 인물은 드물기 때문에 다들 그럴싸한 근거를 대며 ‘이재명을 찍을 것’ ‘윤석열을 찍을 것’이라고 점쳐 보는 것이다. 물론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누구를 찍을지는 본인을 빼고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재용의 선택은?

이런 재계 우스개소리를 들은 법조인들은 “우리는 그 답을 안다”며 “이 부회장은 둘 다 안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인연으로 안찍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못 찍는다는 것이다. 현행 선거법 18조는 선거일 현재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거나 가석방된 사람은 선거에서 투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가석방 중인 이 부회장은 선거권이 없는 것이다. 이 조항은 재소자나 가석방된자의 선거권과 행복추구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헙법소원이 제기됐지만, 헌법재판소는 2017년 “일반 국민이 시민으로서의 책임성을 함양하고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의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갖추고 있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또 “선고받은 형이 종료될 때까지만 선거권이 제한되므로 형사책임의 경중과 선거권 제한 기간이 비례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인권단체에서는 “수형자의 선거권 보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라엘 등은 모든 수형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사회구성원의 권리 중 가장 중요한 권리인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수형자 등을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낡은 생각”이라며 유엔 자유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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