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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비 평균 수명, 후궁보다 짧아”… 스트레스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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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서울 종로구 창덕궁 연경당에서 ‘순조무자진작의궤’ 제6차 복원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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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비의 평균 수명이 51세였으며, 이는 당시 후궁보다도 짧은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학계에 따르면 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는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낸 논문에서 조선시대 왕비와 후궁의 수명, 사망 원인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왕비로 추존된 인물을 포함해 태조부터 순종 연간까지 비(妃) 46명과 조선시대 후궁 175명 중 수명이 정확하게 파악되는 48명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왕실 여성의 평균 수명은 왕비가 51세, 후궁이 57세로 양반가 여성의 평균 수명으로 알려진 45세보다 길었다. 이 박사는 “왕실에서는 의식주가 궁핍하지 않고 위생 상태도 훌륭했을 것”이라며 “조정은 왕실 여성의 건강과 장수를 위해 국가적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왕비의 수명이 후궁보다 짧은 것을 두고는 “평균 수명이 47세였던 조선시대 왕들처럼 내명부(內命婦·궁녀 조직) 최고 여성으로서 정신적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왕비 중 환갑을 넘긴 사람은 18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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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부인 효의왕후가 쓴 글. 국립한글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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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연령대를 유추할 수 있는 후궁 42명을 분석하면 후궁이 왕비보다 오래 살았다는 사실은 보다 명확해진다. 가령 세조 후궁 근빈 박씨는 ‘80세에 여승이 됐다’는 기록이 있어 80대까지 생존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박사는 왕비 가운데 70세를 넘어 사망한 사람은 15.2%였으나, 후궁은 31.1%로 갑절이나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왕실 여성 97명의 사망 원인도 유형별로 집계했다. 단순히 ‘병’으로 기록된 사례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정치적 이유 등으로 죽임을 당하는 ‘사사·처형’이 16명으로 뒤를 이었다. 임신이나 출산과 관련된 ‘산고·산후병’으로 목숨을 잃은 여성은 11명, 폐 질환을 앓다가 사망한 사람은 10명이었다. 이 박사는 “왕실 여성의 질병으로는 천연두, 전염병, 천식, 중풍, 종기, 암 등이 있었다”며 “경종 부인 단의왕후를 비롯해 창빈 안씨 등 4명은 급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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