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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작년 역대 두 번째로 더웠다…"기후변화로 이상기후 두루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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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기온 13.3도로 역대 1위보다 0.1도 낮아…"봄·가을 이상고온"

100년만 가장 빨리 핀 벚꽃…1월과 10월 등 기온 널 뛰어

장마 17일로 초단기…장맛비 적었으나 봄비 잦아 연강수량은 평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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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른 작년 8월 4일 오후 경남 김해시보건소에서 보건소 직원이 얼음 조끼를 착용한 채 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작년이 역대 두 번째로 더운 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기온은 역대 1위와 불과 0.1도 차이였다.

작년 한해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이상기후가 두루 나타난 해로 평가됐다.

기상청은 2021년 기후 분석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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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연평균기온.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작년 연평균기온 역대 2위…수도권 등은 1위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13.3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던 2016년(13.4도)에 버금갔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대전·세종·충남, 부산·울산·경남, 전북, 광주·전남, 제주는 작년 연평균기온이 역대 1위였다. 충북은 2위, 강원영서는 3위, 대구·경북은 5위, 강원영동은 10위였다.

작년 연평균기온은 평년값인 1990~2020년 평균 연평균기온을 0.8도 웃돌았다.

열두 달 가운데 월평균기온이 평년값보다 낮은 달은 평년보다 0.7도 낮았던 5월이 유일했다. 1·6·8월은 평균기온이 평년과 비슷했고 나머지 달은 평년보다 높았다.

지난해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평균값은 각각 18.8도와 8.6도로 평년과 비교해 0.6도와 0.9도 높아 각각 역대 3위와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봄과 가을 이례적으로 기온이 높았던 것이 역대 2위로 높은 연평균기온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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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등 추세.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 경향도 반영됐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연평균기온 높았던 순으로 10개 해를 꼽아보면 1998년(4위)과 1994년(8위)을 빼고는 모두 2000년 이후다. 특히 1~5위는 1998년을 제외하고는 전부 2015년 이후(2016·2021·2019·2015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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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벚꽃 100년만에 가장 빨리 개화…'초단기' 장마

지난해 기후를 시기별로 분석해보면 1월은 상순에 매우 추웠다가 하순에 기온이 급격히 올라 기온 변동 폭을 의미하는 표준편차가 역대 1위(5.4도)였다.

2월과 3월은 평균기온이 각각 3.4도와 8.7도로 역대 3위와 1위를 기록했다.

이례적으로 따듯하면서 서울 벚꽃이 평년보다 15일 이른 3월 24일에 꽃을 피워 1922년 관련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이르게 개화했다.

3월 고온 현상은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양의 북극진동'이 발생하고 제트기류가 고위도에 형성돼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가 있는 중위도로 내려오지 못했고 '라니냐'로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게 유지돼 우리나라 주변에 따듯한 이동성 고기압이 발달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평균기온이 유일하게 평년보다 낮았던 5월은 비가 내린 날이 평년보다 5.8일 많은 14.5일로 역대 최다였다. 이틀마다 비가 내린 셈이다. 천둥과 번개도 자주 쳐 둘 중 하나라도 관측된 뇌전일이 3.8일로 1997년(5.5일)에 이어 역대 2위였다.

작년 여름은 장마가 늦게 시작해 일찍 끝난 점이 특징이었다.

지난해 장마는 7월 3일 시작한 뒤 같은 달 19일 종료해 기간이 17일로 역대 세 번째로 짧았다. 장마 기간이 제일 길었던 재작년(54일)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장마 때 비가 온 날은 9.9일로 역대 다섯 번째로 적었고 전국 평균 강수량은 227.5㎜(하위 10위)에 불과했다.

장마가 늦게 시작한 원인은 6월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느리게 북상한 것, 일찍 끝난 원인은 양의 북극진동으로 7월 중·하순 제트기류가 평년보다 북쪽에서 흐른 것이 꼽혔다.

장마가 끝난 뒤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과 온난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고 동풍이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푄현상으로 고온건조해지는 '동풍효과'와 강한 햇볕이 더해지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됐다.

7월을 포함한 작년 총 폭염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은 11.8일로 평년(11.0일)과 재작년(7.7일)보다 각각 0.8일과 4.1일 많았다.

다만 열대야일(일 최저기온이 25일 이상인 날)은 5.5일로 평년(6.6일)과 재작년(7.3일)보다 각각 1.1일과 1.8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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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낮기온이 29도까지 치솟은 작년 10월 10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작년 가을은 10월 15일을 기점으로 기온이 반전됐다.

아열대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에 오래 머물면서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진 평균기온이 20.9도로 동 기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10월 15일 아열대고기압이 남쪽으로 물러나고 동시에 대륙고기압 확장하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 때문에 10월 평균기온 표준편차는 역대 가장 큰 5.1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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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찬투가 남해 동부 먼바다를 지났던 작년 9월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한 거리에서 한 시민이 쓰고 있던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기후변화로 계절별 이상기후 두루 발생"

작년 연강수량은 1244.5㎜로 평년(1천193.2㎜~1천444.0㎜)과 유사했다.

장마철 강수량이 적었으나 봄에 비가 많이 내려 전체적으로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태풍은 지난해 22개 발생해 평년(25.1개)보다 적었으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루핏(9호), 오마이스(12호), 찬투(14호) 등 3개로 평년(3.4개)과 비슷했다.

3개 태풍은 8~9월 제주와 남부지방,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려 피해를 일으켰다.

지난해는 평균기온이 역대 두 번째로 높았을 뿐 아니라 기온이 크게 변동하고 장마가 매우 짧게 지나가는 등 기후변화 영향 아래 계절별 이상기후가 두루 나타난 해였다고 기상청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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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연평균 기온 추이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zeroground@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인스타그램 @yonhapgraphics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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