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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연인 위한 신랑 수업"…예능 속 변화 꿈꾸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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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현준이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임산부 체험을 했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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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속 남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아내와 아이에게 한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행동에는 가족들을 위한 배려가 묻어있다. 가부장적인 남편, 아빠의 모습이 방송에서 조금씩 지워지는 중이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 - 신랑수업'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은 익히 들어왔던 '신부 수업'이라는 말 대신 '신랑 수업'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내세웠다. 출연진은 신랑 수업을 받으며 멋진 남자,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 열애 중인 김찬우는 첫 화에서 "열심히 수업을 받아 미래의 신부를 위해 멋진 남자가 되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원희와 홍현희는 "아내의 입장에서 정확하게 지적하도록 하겠다"고 그를 응원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스타들의 육아 일상을 담는다. 능숙하게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여성만이 가사와 육아의 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슈퍼맨들 중 한 명인 신현준은 자발적으로 임산부 체험복을 입고 생활하며 아내에게 공감하기 위해 애썼다. 최근 하차한 샘 해밍턴은 윌리엄 벤틀리 형제를 돌보며 육아 고수로 거듭났다. 그는 엄하지만 다정한 아빠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많은 아빠들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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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 - 신랑수업'의 출연진이 요리 실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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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예능 속 가부장적 가치관을 부수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들의 활약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물론 출연자들이 여자가 집안일과 육아를 전담해야 한다는 성 역할에 대한 오래된 고정관념으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나진 못했다. 여전히 많은 연예인들이 살림이 여성만의 일인 듯 바라본다. MBC '나 혼자 산다'의 출연진은 섬세하면서 요리를 잘 하는 키를 '키 이모'라고 불렀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많은 스타들이 사랑받는 남편, 아빠가 되는 방법 대해 치열하게 의견을 나누고, 서로 조언을 건넨다. 여러 남자 연예인들이 가부장적인 모습을 벗어던져왔다. '요즘 남자 라이프 - 신랑수업'의 출연진은 요리 실력, 소변을 보는 방식, 취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승철은 김찬우 영탁 김준수에게 "여자들이 싫어하는 행동만 한다"며 솔직한 독설을 했다.

지금은 예능의 과도기다. 그렇기에 출연진은 아직 부족하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없다. 그러나 많은 프로그램과 스타들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자 꾸준히 노력 중인 건 사실이다.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로 살아가길 바라는 이들의 영향력이 언젠가는 사회를 조금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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