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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中의 15억 인구를 보지 말고, 10억 네티즌을 봐라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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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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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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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대 초 국내기업의 중국 진출이 한창이던 시절, 중국인 한 명에게 초코파이 하나씩만 팔아도 당시 13억개를 팔 수 있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인구대국 중국의 시장 크기를 강조한 말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초코파이 대신 인공지능, 5세대(5G) 이동통신망 등을 무기로 디지털 경제 육성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4%로 둔화되는 등 실물경제 성장이 한계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코파이보다는 동영상, 음원 스트리밍, 금융,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디지털 경제가 더 돈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 핵심산업, GDP 10%까지 키운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나섰다. 지난 15일 중국 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是)에 시진핑 주석 명의로 '국가 디지털경제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글이 실렸다. 글에서는 최근 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블록체인의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사회 각 영역에 스며들고 있으며 디지털 경제의 발전속도, 영향을 미치는 범위 및 깊이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경제가 전 세계 경제구조와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역량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디지털 경제를 미래 핵심 산업이라고 판단하고 육성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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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중국 국무원은 '14차 5개년(2021~2025년) 디지털경제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핵심 목표 여덟 개를 공개했다. 첫 번째는 디지털 경제 핵심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20년 7.8%에서 2025년 10%로 상향하겠다는 목표다.

640만명에 불과한 기가인터넷(1Gbps 속도) 사용자수는 2025년까지 9배 이상 규모인 6000만명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소프트웨어 및 IT서비스업 규모는 2025년 14조 위안(약 2590조원)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2020년 대비 71.5% 증가한 규모다.

마지막 목표도 눈에 띈다. 중국 국무원은 우리나라 정부24와 비슷한 온라인 행정서비스 실명 사용자수를 8억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행정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 포용하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상상이 안가지만, 중국 정부는 기술 적응력이 높은 편에 속한다.


디지털 경제를 위한 핵심: 인공지능, 5G, 클라우드 컴퓨팅

중국의 디지털 경제 추진에서 핵심 영역은 인공지능, 5G,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다.

우선 인공지능이 중국 디지털경제의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스마트 팩토리가 중국 제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며 10억명이 넘는 중국 네티즌이 생산하는 빅데이터가 머신러닝에 사용되면서 14차 5개년(2021~2025년) 기간 동안 인공지능의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다.

'14차 5개년 디지털경제 발전계획'에서도 처음으로 '스마트+'를 제창하는 등 인공지능이 디지털 경제 각 분야에서 중요한 추진동력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5G 이동통신망. 디지털 경제 육성을 위해서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14차 5개년 디지털경제 발전계획'에서는 기가인터넷 사용자수를 2020년 640만명에서 2025년 6000만명으로 늘리고 산업인터넷 응용플랫폼 보급률을 같은 기간 14.7%에서 45%로 올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디지털 인프라의 업그레이드와 증설이 필수다.

중국은 백본망 증설, 광케이블 기가인터넷 구축 및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6세대(6G) 이동통신 개발을 앞장서 추진하며 글로벌 기술표준 선도에 나섰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디지털화와 스마트화를 위한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기업 대부분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한 상태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이 발표한 '클라우드컴퓨팅' 백서도 디지털 경제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6.6% 증가한 2091억 위안(약 38조7000억원)에 달했다. '14차 5개년 개발 계획'이 끝나는 2025년에는 무려 1조 위안(약 185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10억명의 네티즌이 이끄는 디지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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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0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디지털화 정도가 현저히 떨어졌지만, 2010년대 중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이관(易觀)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동영상 사이트 사용자수는 9억9314만명, 온라인 쇼핑 사용자수는 9억6734만명에 달한다.

959만㎢에 달할 만큼 넓은 국토면적과 낙후된 지역이 많은 점이 오히려 중국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됐다. 외딴 시골 곳곳에 마트, 쇼핑몰을 짓기보다는 타오바오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고 상품은 택배로 배송하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 앱 사용자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수는 각각 9억2953만명, 8억3558만명에 달한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14차 5개년 디지털경제 발전계획'을 내놓은 것도 중국 디지털 경제가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할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중국도 초코파이 13억개를 생각하기보다는 10억명의 네티즌이 만드는 디지털 경제로 바라봐야 한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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