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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대통령 후보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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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봉사할 다른 길 찾을 것"…드라기 총리직 유지 의견도 밝혀

연합뉴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대통령직 도전 항의하는 이탈리아 시위대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대통령 선거 출마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그의 사진과 함께 "대통령궁은 붕가붕가 파티장이 아니다"라고 적힌 포스터를 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가 2010년 자신의 호화 별장에서 이뤄진 일명 '붕가붕가' 파티에서 미성년자였던 모로코 출신 무희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추문을 빗댄 것이다. 이탈리아 의회는 오는 24일 새 대통령을 선출할 예정이다.[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22일(현지시간) 측근을 통해 성명을 내고 오는 24일 개시될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도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창당인이자 실질적 당수인 베를루스코니는 작년 말 일찌감치 대통령직 도전 의지를 굳히고 비공식 선거운동에 나섰다.

하지만 의회 최대 정당인 오성운동(M5S)과 민주당(PD) 등 좌파 정당 그룹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대통령의 꿈을 접었다.

그는 성명에서 국가에 봉사할 다른 길을 찾기로 결심했다면서 그동안 성원해준 지지자들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파연합이 최대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후보를 제안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현재까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국정 안정을 위해 현 의회 임기(2023년 3월)까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세차례 총리를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주름잡은 인물이다. 9년 2개월의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총리로 있던 2010년 자신의 호화 별장에 미성년 매춘부를 불러들여 난잡한 '섹스 파티'를 벌인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등 각종 추문과 비리에 연루돼 그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도 많다.

베를루스코니가 대선 레이스에서 기권함에 따라 FI와 보조를 함께 하는 우파연합은 선거 개시 전까지 새로운 후보를 물색해 공개할 예정이다.

우파연합을 구성하는 양대 극우당인 동맹(Lega)·이탈리아형제들(FdI)과 FI 등 3당 대표자가 22일 회동해 추천할 후보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동맹 당수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좌파 정당 그룹이 거부하지 못할 중립적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 의회는 오는 24일 대의원 1천9명을 소집해 대통령 선출 투표를 개시한다.

대의원은 상원 321명, 하원 630명, 지역 대표 58명 등으로 구성되는데 상·하원을 장악한 주요 정당의 지지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의석 분포를 보면 좌·우파 정당 그룹 어느 한쪽도 과반을 점하지 못해 두 정파 간 합의 추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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