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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종합]'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 홍준표 '원팀 결렬' 연일 당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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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공천 추천 구태 정치 모는 것 가증스럽다"

'청년의 꿈' , '페이스북' 등 통해 연일 당 비판

아시아경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좌)와 홍준표 의원(우). 사진은 지난 10월25일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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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자신의 처지를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에 빗대어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홍 의원은 윤석열 대선 후보와 가진 회동 자리에서 공천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위 '공천 장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온 바 있다. 이에 홍 의원은 '구태', '모략' 등 발언을 하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이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최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동창생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제 나도 살아온 날보다 훨씬 짧은 살아갈 날이 남았다. 죽음은 한여름 밤의 서늘한 바람처럼 온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갈 길은 멀고 해는 저물고 있다"고 한탄했다.

홍 의원은 최근 윤 후보로부터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 제의를 받았으나, 서울 종로·대구 중남구 전략공천 제안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무산됐다. 이 같은 갈등의 배경에는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측 핵심 관계자)들이 있다는 게 홍 의원의 주장이다.

관련해 한 게시판 이용자가 '누구 옆에 붙어 있는 암 덩어리들 수술하느라 힘들지 않나'라고 적자, 홍 의원은 "어느 정당에나 그런 사람 다 있다"는 답변을 달았다. 홍 의원은 또 전날에는 '뻔뻔하다는 말에 윤석열이 먼저 떠오르는데'라는 게시글에 "面厚心黑(면후심흑) 중국제왕학"이라고 답했다.

이는 '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는 뜻으로, 홍 의원은 앞서 경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형수 욕설 논란' 등을 겨냥해 같은 사자성어로 비판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또 '이 대표가 홍 의원을 음해한다'는 한 게시글에 대한 답글로 "왔다 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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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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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 자리에서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홍 의원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의원은 국민에게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최 전 원장을 추천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등 당내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결국 '공천 장사'를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의 원팀 결성이 사실상 결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아무리 정치판이 막가는 판이 됐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 당내 현안을 논의한 것을 공천 요구 구태로 까발리고 모략하면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논의할 수 있겠냐"라고 자신을 향한 비판을 반박했다.

이어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 공천 추천을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둔갑시키고 대선 전략 논의를 구태로 몰아 본질을 회피하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외 대선 전략 논의는 왜 공개하지 못하냐"며 "참 유감스런 행태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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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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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중앙선거조직 참여 합의가 (윤 후보 측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파기됐다"면서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국정 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가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비난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나 공천에 대한 의견 제시는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다루면 되는 것인데, 그걸 꼬투리 삼아 후보의 심기 경호에 나선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선거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했다.

홍 의원은 또한 "자신을 위해 사전 의논 없이 공천 추천을 해줬더니 그걸 도리어 날 비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데, 이용당하는 사람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불편한 진실은 회피한다고 덮혀지는 게 아니다. 국민과 당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대표는 홍 의원의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발언에 대해 '결국 본인 사람 쓰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조치를 취하라고 한 것은 '국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을 쓰라'는 것이고,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저 정도면 탕평인사고 훌륭한 인사라고 할 만한 사람들을 추천했을 것이다. 결국 본인 사람 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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